위기 의식을 느낀 대형마트는 오래된 점포를 새단장하고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오픈하며 불황 타개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부각하고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320억원으로 전년 130억보다 2배 이상 불었다. 홈플러스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3~11월까지의 영업손실이 830억원일 것이라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추정치다. 반면, 이마트는 같은 영업환경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 3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1% 증가한 수치로 빅2와는 대조적이다.
적자 늪에 빠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으로 점포 리뉴얼하고 창고형 할인매장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롯데마트는 기존 빅(VIC) 마켓으로 운영해온 창고형 할인점을 ‘맥스(Maxx)’로 새롭게 선보였다. 송천점(전주)을 시작으로 상무점(광주), 목포점, 창원중앙점 등 1분기만 4개의 맥스 매장을 오픈했다. 맥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독 상품 비중을 늘리는 한편, 할인점의 한계로 지적되는 대용량 상품을 3~4인 가족 중심의 용량으로 구성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카테고리 킬러 매장인 와인전문점 보틀벙커와 하이마트 등도 입점시켰다. 맥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는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선택,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중이다. 기존 빅 마켓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에 지난 1월 오픈한 맥스 상무점은 한 달만에 매출이 약 3배 증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롯데마트 기존점 리뉴얼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롯데마트 잠실점은 ‘제타플렉스’로 옷을 갈아 입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곳은 보틀벙커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으로 개점 후 첫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하는 열매를 맺었다.
홈플러스도 빠르게 변신 중이다.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송도점, 청라점, 작전점, 서울 월드컵점 등 주요 점포를 새단장했다.
이번에 리뉴얼한 점포는 식품 진열 비중을 더 키운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이하, 메가푸드마켓·Mega Food Market)’으로 꾸몄다. ‘세상의 모든 맛이 홈플러스에 다 있다’라는 슬로건 하에 오프라인 대표 강점인 식품으로 매장 절반 이상을 채워 ‘고객 경험’을 대폭 강화했다.
신선식품 품질과 혁신과 코로나19로 성장세가 뚜렷한 밀키트, HMR, 와인 등 식품에 대한 상품 확대와 진열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뿐만 아니라 완구·가전제품 등 카테고리별 전문매장도 조성했다.
최근 오픈한 7개 점포는 리뉴얼 후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46% 늘었고 고객당 구매 금액도 약 40% 증가했다. 확 달라진 분위기에 MZ세대도 많이 찾아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7개 점포 리뉴얼 후 2030 고객이 각각 37%, 17% 늘었다”며 “맡김차림(오마카세)과 1인용 소포장 상품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기세를 몰아 대형마트는 올해도 리뉴얼에 적극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만 가지는 강점을 신선식품 및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할 계획인 것이 공통점이다.
리뉴얼 효과를 가장 먼저 확인한 이마트는 올해도 10개점 이상을 재단장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기존점 리뉴얼에 속도를 낼 계획이며 맥스의 추가 출점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흥행에 성공한 메가푸드마켓에 방점을 두고 매장 리뉴얼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도 맥스로 전환해 상반기 내 총 6개의 점포망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며 “내년까지 2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프라인의 핵심 경쟁력인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연내 10개 이상 추가 리뉴얼 오픈하는 등 변화하고 성장하는 홈플러스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