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에 과실·과즙 등의 성분과 감미료를 넣은 리큐어에 해당하는 과일소주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롯데칠성음료 '순하리' 등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시장을 넗혀왔는데, 최근에는 갈수록 해외 시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는 해외 각국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신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시장을 공략한 점이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한다.
80여개 국가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 수출액 1억200만달러(약 13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장률(36.3%)을 보였다. 회사 측은 경쟁 제품 분석과 저도주, 과일소주 등의 트렌드 파악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대형마트 등 가정시장 내 참이슬과 에이슬시리즈(청포도에이슬, 자몽에이슬, 딸기에이슬, 자두에이슬)를 입점했으며 맞춤형 판촉물, 시음대 설치 등 소비자 행사에 적극 나섰다. 이에 지난해 수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출 성장률(47.6%)을 보인 중국에서는 과일소주 판매 비중이 60%를 차지했다.
무학은 지난 2015년 고도주 위주의 중국 시장에서 저도주의 과일소주를 선보이며 현지 시장을 공략해 연평균 45%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국가, 미국 등에서는 딸기, 수박 등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과일을 활용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딸기, 파인, 수박, 체리) 신제품을 판매했다.
이에 무학은 지난해 소주 수출액이 1000만달러(약 124억원)를 넘었다. 지난 2016년 300만달러(약 37억원), 2019년 500만달러(약 62억원), 2020년 700만달러(약 87억원)에 이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국내 개발 상품뿐만 아니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신제품 등 국가별 상황을 반영한 수출 품목을 늘린 것이 해외 시장에 안착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순하리 딸기, 블루베리, 요구르트, 애플망고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과일맛 위주의 수출전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순하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동남아시아 국가이다. 순하리 제품이 수출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는 지난 1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날씨가 더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도수가 낮은 과일소주가 호응을 얻었다"며 "현지에서 생소한 과일맛 제품을 선보인 것도 판매 증가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해외에서 과일소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하이트진로는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소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한국의 주류문화를 소개하고 업소와 연계한 이벤트를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유럽, 북아메리카 판매를 적극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무학도 해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움츠러들었던 해외 오프라인 채널을 확대한다.
신세계L&B는 해외 과일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를 겨냥해 수출용 과일소주 생산에 나선다.
동남아 주류 유통기업과 협업해 진행한 현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12% 도수의 과일소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를 중점으로 해외에서 과일소주를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어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하게 됐다" 말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