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GRS는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중심으로 공간 혁신을 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음달 10일까지 선보이는 롯데리아의 '불고기 랩 9222'이다. 불고기 랩 9222는 1992년 출시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고기버거 역사와 미래를 경험,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롯데리아가 햄버거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제리너스의 경우 지난해 상징적인 아기천사 이미지를 과감히 정리하는 등 리브랜딩을 마쳤고 입점별 상권에 맞춰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접목한 지역 특화 플래그십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동시에 노후화된 매장 리뉴얼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흥민 선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스타 마케팅'도 진행중이다.
◆위기의 롯데GRS 구원투수로 낙점된 '롯데맨'
지난 2020년 11월 롯데GRS 사령탑에 오른 차 대표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그룹의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 첫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2019년 213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이듬해 150억원 손실로 바뀐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적자 258억원를 기록했다.
이로인해 같은 기간 68억원(2019년)이었던 당기순익은 지난해 447억원 손실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지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해 191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전년 23억원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주된 활동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매년 들어오는 현금보다 많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롯데GRS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은 117억원으로 2년전(786억원)과 지난해(693억원) 보다 1/6~1/7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란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말한다. 한 회사의 영업창출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이회사 현금유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더욱이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물건을 팔아서 남는 돈이 매년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2019년 45.3%였던 매출원가율은 2020년 48.6%에서 지난해 50.2%까지 확대됐다. 일례로 2019년에는 1000원짜리 햄버거를 1개 팔아 547원(1000-453)을 손에 쥐었다면, 지난해에는 502원으로 마진이 45원 줄었다는 의미다.
◆롯데 외식사업 '체질개선' 2년…마진 줄고 빚은 쌓이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 대표는 본업 경쟁력 회복에 강공행보를 밀어부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 프라이데이스'를 매각한 이후 주력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특히 신규 출점하거나 리뉴얼한 매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도 점검도 꼼꼼히 챙긴다는 후문이다. 현장 직원들의 생생한 고충과 의견을 듣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직접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공격적 투자로 인한 '빚' 역시 풀어야할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GRS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07.7%에서 올해 상반기 324.3%까지 확대됐다. 하반기 총 600억원의 차입금을 현금 보유액으로 상환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컨세션 사업에 출자한 현금(167억원)과 합산할 경우 현재 보유한 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54억원으로 내려 앉게 된다.
재무건전성이 2021년 이후 저하되고 있고 지속되는 저조한 영업 수익성 등은 재무안전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나이스신용평가의 분석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투자가 위축될 수 있었던 시기지만 선제적으로 엔데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이는 브랜드 쇄신에 대한 시도"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