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가벼워지고 환해졌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껴요.”
스웨덴런드리 운종가점 대표 여인규씨의 이야기다. 그는 국내 1호 친환경 세탁소 ‘스웨덴런드리’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웻클리너다. 스웨덴런드리 운종가점에서 여인규씨와 웻클리너인 왕승현 코리아런드리 세탁사업본부 이사는 공통적으로 고객이 세탁물에 만족할 때 웻클리너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세탁물을 받으면 세탁기에 바로 돌리지 않는다. 옷의 오점은 어떻게 생겼는지, 성분은 무엇인지 고객에게 묻는다. 옷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며 그에 맞는 처방으로 웻클리닝을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세탁을 단순한 세정 작업이 아닌 ‘클리닉’을 통한 관리라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왕 이사는 “제가 세탁한 옷은 하나의 작품이라고 본다”면서 “고객이 옷이 좋아졌다거나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할때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고 웃음지었고, 여 대표 또한 “고객이 옷의 변화를 느끼거나 세탁물을 찾아간 후 세탁 사고로 전화하는 일이 없을 때 웻클리너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웻클리닝을 처음 시작할 당시 부담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웻클리닝 기술은 일반 세탁 종사자도 접근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물이라는 특성상 모든 소재를 수축시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양성 교육을 통해 웻클리닝의 기술을 익혔지만 서비스 초기에는 세탁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들은 고객을 만나 직접 세탁하면서 웻클리닝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육을 통해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웻클리닝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세탁물을 맡길 당시 기름 냄새가 진동했던 작업장은 세탁 후 2~3시간 만에 냄새가 빠졌다. 드라이클리닝으로 세탁했을 시 옷에 묻은 유기용제의 기름때가 날아갔다. 옷에서도 기름 냄새가 나지 않고 친환경 세제 특유의 향기가 났다.
여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와이셔츠나 코트의 착용감이 가벼워졌거나 옷의 색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모두 교육을 통해 들은 웻클리닝의 효과”라고 강조했다.
여 대표의 작업장은 오픈 주방처럼 투명창으로 개방돼있다. 옷 세척부터 건조, 진열까지 세탁 전체 과정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기존 명품, 자동화 세탁소는 대부분 공정 과정이 숨겨져 있다. 큰 세탁 장비 1개에 100여벌의 옷이 한데 섞여 세탁되도 모르는 일이다. 이와 달리 세탁 과정을 전부 공개하는 ‘보이는 세탁소’는 세탁 공정과정에 대한 자신감이다.
왕 이사는 “고객에게 세탁 공정을 보여준다는 건 그만큼의 기술력과 자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왕 이사가 있는 어반런드렛에서도 동일하다. 세탁물을 일일이 손으로 세탁하고 검수하면서 고객에게 세탁법을 설명하고 세탁 과정을 공개한다. 이를 신뢰해 한 번에 30~40벌의 웻클리닝을 맡기는 단골고객도 있다.
왕 이사는 “코리아런드리의 웻클리닝은 신뢰도에 중점을 둔다”면서 “세탁을 못하는 부분은 솔직하게 말하고 소비자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자 안전한 운영 방법”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으로 연을 맺었다. 여 대표는 세탁업에 종사하지 않았으나 무인세탁소 창업을 알아보던 중 코리아런드리 본사에서 왕 이사를 만났다.
여 대표는 “무인세탁소 창업에 관심이 있던 중 코리아런드리 본사를 통해 웻클리너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면서 “세탁소의 무인 서비스와 웻클리너의 유인 서비스를 접목하면 수익 창출에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세탁소 운영을 시작한지 2달여 기간이 지났지만 벌써 10년 정도 일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왕 이사는 “웻클리너 양성 교육은 친환경에 대한 생각과 사업 성공의 꿈을 제시하는 것이 비전”이라면서 “세탁 경험이 없는 사람도 제한 없이 입문하고 세탁에 대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도록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여 대표는 고객에게 웻클리닝을 자신 있게 소개한다. 웻클리닝 기술을 상세히 설명하기보다 결과물을 직접 보여주며 설득한다. 그에게 세탁을 맡기고 나서 웻클리닝 세탁만 이용하거나 고가의 제품을 맡기는 고객들이 생겼다.
여 대표는 “고객에게 웻클리닝을 부연해 설명하기보다 세탁물을 맡기고 직접 체험해보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왕 이사는 “웻클리너를 양성할 때마다 설렌다. 어떻게 가르치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는 건 내일을 준비하는 원동력”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향후 웻클리너 자체 자격증, 평생교육원 협회를 만들어 공식적인 조직을 만들어 웻클리너 양성 교육 과정을 기획해 나가는 것이 코리아런드리의 비전”이라면서 “깨끗함(clean), 자사만의 화학용품(chemical), 클리닉 솔루션(clinic)을 통해 세탁산업을 3C 업종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