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잠시 주춤했던 동남아 법인들이 실적 회복에 기여하면서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올 3분기 인도네시아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영업손실 20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14.7% 늘어난 257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전년동기 코로나19 규제 강화로 인한 베트남 일부 점포 휴점 기저효과로 기존 매출이 고신장하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엔데믹으로 해외법인 '활짝'
롯데가 잠재력이 높아 '기회의땅'으로 여겼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은 성장세를 유지하다 현지 방역정책과 팬데믹 영향에 흐름이 꺾였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3분기 국가권고에 따라 11개점을 임시 휴업하는 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엔데믹이 본격화된 올해부터 분위기가 전환됐다. 코로나19로 받았던 타격을 받았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어서다. 롯데쇼핑 3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롯데마트 해외 매출 신장률은 8%였으나 코로나가 본격화된 2021년 1분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매출은 각각 전년보다 164%, 21% 감소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올해 방역조치 등이 완화되며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매출은 각각 128%, 9.8% 올랐고 2분기에도 각각 6.2%, 13.1% 늘었다.
롯데마트는 남은 4분기에도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의 경우 이번 3분기에만 13% 이상의 GDP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 자체가 활황인데다 통상 개발도상국의 의식주 비용 비율은 선진국보다 20~30% 높기 때문이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향후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있지만 베트남 등 잠재력 가득한 해외 매장의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3국 공략 이제부터가 시작
이에 롯데마트는 정상궤도에 오른 현지 사업 띄우기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K-푸드 열풍에, 베트남은 경기 활황에 지금이 적기란 판단에서다. 공략 방법은 한류와 현지화 접목이다. 2008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첫 진출한 롯데마트는 그동안 현지 특색을 반영한 매장과 한국식 매장 운영 방식을 접목해 현지 업체와 차별화를 보여왔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로 현지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다만, K-푸드는 예년보다 강화했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K-푸드 열풍으로 이어지며 미디어에 노출된 떡볶이, 양념치킨 등의 수요가 높아져서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한국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자주 노출되는 떡볶이가 점심시간도 전에 완판되는 기록도 세웠다. 롯데마트는 "오전에 줄을 서 구매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며 "한국 SNS에서 화제가 된 감자빵과 소보로빵 인기도 뜨겁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덕분에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 점포인 '자카르타 간다리아점'은 올 7월부터 K-푸드 20여종의 판매를 시작하고 매출(7~10월)이 전년대비 70%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K-푸드 수요를 잇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푸드이노베이션랩(Food Innovation Lab·FIL)을 출범시켰다. FIL은 한국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를 본 따 만들었다. FIC를 이끄는 강레오 쉐프는 직접 자카르타에 방문해 FIL을 위한 교육과 맞춤 컨설팅을 진행했다. 향후 FIL에서는 각 카테고리별 전문 쉐프 6명이 전통 한식을 포함한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만의 가정간편식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베트남 법인도 K-푸드로 브랜드 영향력을 키울 방침이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롯데마트 빈점은 한국 분식과 가공식품 등 K-푸드 상품을 강화하며 그로서리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로서리 1번지이자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선구자로 자리잡기 위함"이라며 "지난 7월 롯데 유통군이 수립한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새로운 성장 비전을 위한 그로서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