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적과의 동침' 15년 더 간다…'릴' 글로벌 영토확장 '날갯짓'

“글로벌 담배 시장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KT&G와 PMI(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는 단단해진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움 패러다임을 주도하며 멀리, 함께 갈 것으로 확신한다.”
백복인 KT&G 사장의 말이다. 백 사장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PMI와 15년간 릴(lil)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 체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KT&G는 이날 PMI와 릴의 해외시장 진출에 관한 장기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PMI는 말보로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담배회사로 거대한 유통 마케팅 인프라를 갖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 30일부터 2038년 1월 29일까지로 15년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KT&G는 릴 에이블을 비롯한 전자담배 제품 및 향후 출시될 혁신 제품을 공급하고 PMI는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판매한다.

양사는 2020년 1월에도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3년간 맺은 바 있는데 이번 계약은 기존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난 계약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기간을 5배나 연장하고 수량 보증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PMI는 계약 초기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소 160억 개비의 판매를 보증하고 3년 주기로 성과검토를 거쳐 보증 수량을 재산정한다. 이로써 사업의 안전성을 더했다는 게 KT&G의 설명이다.


KT&G는 이번 PMI와의 장기 수출 계약에 따라 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해외 매출 비중 확대도 노리고 있다.

지난 2020년 PMI와 손잡고 릴의 해외 판매를 본격화 한지 2년만에 글로벌 31개국에 진출하며 외연을 넓히는 성과를 거둔 만큼, PMI의 사업 역량과 유통 인프라를 이용한 빠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KT&G는 이번 계약으로 PMI가 진출한 70개국에 릴을 포함한 전자담배를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1월 릴 에이블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 임왕섭 KT&G NGP 사업본부장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서유럽과 유라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향후 해당 시장에의 활약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KT&G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미 진출한 31개국 외 PMI와의 계약으로 진출 가능성이 열린 곳도 진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른 해외 매출 확대 효과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KT&G는 향후 15년간 해외 전자담배(NGP)사업 추정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20.6%, 연평균 스틱매출수량 성장률은 24%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임 본부장은 앞선 PMI와의 해외 진출 성과에 대해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으로는 4.6배 성장했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상승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PMI와의 전략적 제휴 고도화를 통해 KT&G 전자담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이고 안정적인 해외사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며 “NGP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 조기 도약하기 위해 월드클래스 수준의 역량 확보에 힘쓰고 차세대 담배시장을 선도겠다”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