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명품을 등에 업고 고속성장을 해온 백화점업계가 지난해에도 실적 축포를 쏘아 올렸다. 롯데는 지난해 매출 3조2320억원, 영업이익 49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2%, 43%씩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2021년보다 주춤해졌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백화점업계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 신세계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 101.6%씩 성장했으나 올해는 각각 16.4%, 38.5% 둔화됐다. 현대백화점도 성장률이 꺾였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영업이익이 53.5%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24.3%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20.2%였으나 지난해 8.9%로 반토막이 났다.
◆리뉴얼·차별화 콘텐츠로 2023년도 양보 없는 경쟁ing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백화점 업계는 새로운 콘텐츠와 소비자를 불러 모을 경험 중심의 공간을 통해 경쟁에 나선다. 이는 매년 꺾이지 않는 성장 질주를 멈추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전쟁에서 웃기 위해 신세계는 올해도 지역 1번점 전략을 택했다. 우량점포에 쇼핑의 신세계를 열어줄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한다. 대표적으로 센턴시티점의 대규모 리뉴얼이 예고됐는데, 지난해 1조8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곳이라 올해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 맞수인 롯데백화점도 경기 수원점과 잠실점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또 롯데 상징인 본점도 2025년 마무리를 목표로 새단장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판교점을 리뉴얼한다. 앞서서는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재개장해 대구지역 1위 백화점 신세계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리뉴얼이 예고된 곳은 차별화된 아이템을 장착한다. 신세계 강남점은 하이엔드 골프관을, 센텀시티점은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올 상반기 중 오픈한다. 현대는 비건 뷰티 편집 ‘비클린’을 판교·목동점에 추가로 여는 등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빅3는 광주 복합쇼핑몰 개발에도 제대로 한판 붙을 전망이다. 롯데는 아직까지 참전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의지를 가지고 사업계획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업계간 혈투가 예상된다. 광주 역시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해 즐길거리가 풍성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유치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단일점포 매출이다. 가장 먼저 단일점포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신세계 강남점은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17년 신세계에 밀려 매출 1위 점포 타이틀을 뺏긴 롯데 본점은 잠실점의 파죽지세에 기대 왕좌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롯데 잠실점은 국내 백화점 순위 2위다. 현대는 1조원 매출을 목전에 둔 더현대서울을 매출 10위권에 올리려 한다.
점포 수 대비 우량점포를 많이 가진 곳은 신세계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톱 20위 안에 신세계가 8개점의 이름을 올렸다. 전국 13개 점포를 보유해 가장 적은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정유경 총괄사장의 지역 1번점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는 위탁점을 포함해 백화점 33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4개점만이 20위 안에 들어왔다. 현대백화점은 총 16개점을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5개 점이 20위에 포함됐다.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신세계 7개점, 현대 6개점, 롯데 4개점이 톱 20위에 들었고, 2020년엔 △신세계 7개점, 현대 5개점, 롯데 4개점, 2019년엔 신세계 6개점, 현대 6개점, 롯데 5개점 △2018년 신세계 7개점, 현대 7개점, 롯데 3개점 등으로 롯데는 경쟁사 대비 우량 점포가 현저히 적었다. 신세계는 최근 5년간 매출 상위권 점포를 굳건하게 지키는 모습이며 현대는 롯데에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증가로 명품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부터는 콘텐츠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