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빅2가 지난해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방어엔 엇갈린 결과를 내놨다. 이마트는 역성장한 반면, 롯데마트는 부진의 터널 끝에 수익 개선에 성공하면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양사는 모두 올해 내실을 중심으로 한 성장을 이루겠단 각오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1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억원 감소했으나 롯데마트는 수익성 개선을 이루며 실적 부진을 끊어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지난해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전년(-320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점포 정리를 포함한 고강도 체질개선 효과 덕분으로 지난해 기존점의 매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또 2021년 이뤄진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기저 효과도 있었다.
실제로 1월 기준 전기료는 전년 대비 29.5% 올랐고 같은 기간 가스비는 도시가스비는 36.2% 올랐다. 대형마트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개방형 냉장고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지난해 이마트가 펼친 최적가 정책, PB상품 동결, 쓱세일 등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도 매출에는 도움을 줬지만 수익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통상, 할인행사는 기업이 마진 일부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을 위한 대변신 나선 빅2
이에 올해 양사는 실속 있는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이마트는 비용구조를 혁신하고 집객에 효과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한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마트는 수익성을 다지기 위해 프로모션 운영구조를 혁신하고, 광고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신규광고를 개발한다. 또 점포 생산성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도 서두른다. 모바일 업무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견고한 이익구조의 틀이 될 상품 혁신도 추진한다. 지난 1월 론칭한 더 리미티드와 같은 단독·한정상품 개발 및 노브랜드 극가성비 역할 강화 등이 상품 혁신의 대표적 키워드다. 더 리미티드는 장바구니 필수템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다. 집객 효과가 큰 상품군인 만큼 이를 키워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리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통한 시너지도 속도를 낸다. 이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총 6개사를 연계한 통합멤버십 확대가 대표적인 과제다. 이마트 관계자는 “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 올해도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퍼와 마트 통합으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롯데마트도 올해 혁신을 꾀한다. 두 사업부의 본격적인 시너지 체계를 구축해 그로서리 사업에서의 대변혁으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수퍼와 마트가 통합되면 소싱 효율이 제고돼 구매원가 개선에 큰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지난 10월부터 메이저 제조사들과 재협상을 시작해 마트, 슈퍼의 통합 소싱 조직을 구축했다.
그로서리도 강화한다. PB상품인 요리하다 리뉴얼 및 신규 PB브랜드 론칭으로 롯데마트의 특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신설된 물가안정 TF를 통해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며 본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 슈퍼 사업부의 MD 통합 효과가 가미되면서 할인점 수익성 개선세가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여기에 내식 수요가 확대되면서 영업환경도 우호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