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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귀뚜라미그룹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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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귀뚜라미그룹의 변신은 무죄

보일러 산업 정체에도 사업다각화 통해 5배 이상 성장, 연간 매출 1조6000억 원 달성


귀뚜라미 냉난방연구소 전경. 사진=귀뚜라미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귀뚜라미 냉난방연구소 전경. 사진=귀뚜라미그룹
대한민국 보일러 산업을 이끌고 있는 귀뚜라미그룹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보일러 회사로써 기름보일러·가스보일러·전기보일러·화목보일러 등 난방 산업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며 역사를 써왔다면 이제 냉난방 전문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을 꾀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그룹은 2001년 매출 3000억 원의 보일러 전문 회사에서 현재 그룹사 전체 총 매출 1조6000억 원의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2000년 이후 보일러 산업 정체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5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 난방문화의 혁신 선구자


귀뚜라미보일러의 역사는 창업주 최진민 회장이 1962년 설립한 신생보일러공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 450세대에 전통 온돌난방을 현대화한 ‘파이프 온돌 난방’ 방식의 연탄보일러를 공급하며 국내 난방문화의 혁신을 불러왔다.
1969년에는 고려강철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가정용보일러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 우리나라 기름보일러를 규격화한 ‘KS 1호’를 개발해 기름보일러 표준화에 앞장섰다. 특히 1975년 국내 보일러 형식승인 1호를 획득했다. 또 1980년대에는 설치가 편리한 일체형 기름보일러를 만들어 기름보일러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모든 국민들에게 친숙한 ‘귀뚜라미보일러’라는 브랜드 명칭은 30여 년 전 소비자들이 만들어 준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기름보일러의 연료가 떨어지기 전에 ‘찌르르’하는 경보음을 울리는 보일러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귀뚜라미 소리 나는 보일러’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계속되는 성원에 힘입어 1987년 ‘귀뚜라미보일러’를 제품 브랜드로 지정했으며, 이후 1989년에는 귀뚜라미보일러를 설립하며 회사명으로 채택하게 됐다.

1990년대 귀뚜라미는 우리나라 온돌난방 구조에 특화한 저탕식 가스보일러를 개발해 대한민국이 보일러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보일러 산업 위기, 국제 경쟁력 확보로 대응


귀뚜라미 ‘거꾸로 ECO 콘덴싱 L11 가스보일러’. 사진=귀뚜라미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귀뚜라미 ‘거꾸로 ECO 콘덴싱 L11 가스보일러’. 사진=귀뚜라미그룹
국내 보일러 산업은 1990년대 초반까지 급격히 성장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1가구 1주택에 가까워지자 보일러 수요는 점차 줄어들었고 2000년 이후 정체기를 맞이했다. 우리나라 보일러 산업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당시 해외 시장은 난방, 냉방, 공조(공기조화) 등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통합시스템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데 집중되고 있었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이미 냉난방 시스템 기업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으며 난방, 냉방, 공조가 하나의 통합된 기술로 발전하고 있었다.

귀뚜라미는 더 이상 난방 사업, 냉방 사업, 공조 사업을 분리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들어 세계적 추세인 종합 냉난방 에너지기업으로 변신을 준비하며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귀뚜라미는 주력인 난방 사업을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제품으로 더욱 강화하고 그룹 전체 비전은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했다.

귀뚜라미는 2000년 ‘거꾸로 타는 가스보일러’를 시작으로 ‘4번 타는 가스보일러’, ‘거꾸로 콘덴싱 가스보일러’, ‘거꾸로 ECO 콘덴싱 가스보일러’, ‘거꾸로 NEW 콘덴싱 프리미엄 가스보일러’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보일러 기술을 진일보시켰다.

◆신성장 동력 발굴, 보일러를 넘어 에너지그룹으로


귀뚜라미범양냉방 발티모아 냉각탑. 사진=귀뚜라미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귀뚜라미범양냉방 발티모아 냉각탑. 사진=귀뚜라미그룹
특히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인수하고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보일러 전문업체를 넘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성장했다.

귀뚜라미범양냉방은 2009년 리먼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귀뚜라미그룹에 편입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 클린룸에 사용되는 산업용 냉각탑, 외조기 등 산업용 공조기의 설비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공법을 개발하여 맞춤형 냉동·공조 설비의 개발 및 시공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 냉동·공조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드라이룸(Dry Room) 시스템, 공동주택용 지열시스템, 바닥공조 시스템 등 최신형 시스템 공기조화 기술과 함께 고효율 터보냉동기, 흡수식 히트펌프 등 국산 냉동·공조 제품 개발과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2008년 귀뚜라미그룹에 합류한 이후 기술 지원 및 연구 인력 비중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며 2017년 8%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2년 40%까지 끌어올렸다.

센추리는 2009년 편입 이후 2010년 흑자로 전환했으며 그룹 차원의 350억 원 증자를 바탕으로 현금 유동성 개선과 무차입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원전사업관련 냉동공조기기 분야에 대한 30년 이상의 설계, 제작, 시험 및 검사 등의 노하우를 통하여 탄탄한 기술과 인력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및 경제성을 제고하고 국내 원전 20기 이상의 건설 사업에 참여했다.

또 귀뚜라미그룹은 2016년 강남도시가스(現 귀뚜라미에너지) 인수를 통해 에너지 공급업까지 진출하여 에너지기기 제조업 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배우 지진희와 함께 새로운 그룹 이미지 광고 캠페인 진행


‘귀뚜라미, 더 이상 보일러 회사가 아닙니다’ 신규 CF. 사진=귀뚜라미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귀뚜라미, 더 이상 보일러 회사가 아닙니다’ 신규 CF. 사진=귀뚜라미그룹
이미 귀뚜라미보일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발표한 ‘2023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에서 귀뚜라미보일러가 가정용보일러 부문 25년 연속 1위에 선정되면서 가정용보일러 브랜드의 대명사로서 한결 같은 고객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실천 위해 친환경보일러 개발 및 보급 확대에 힘쓰고 있어 국내 보일러 시장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를 바탕으로 귀뚜라미그룹은 글로벌 냉난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아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대지면적 9900㎡에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의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를 건설했다.

경북 청도, 충남 아산, 인천에 흩어져 있던 귀뚜라미, 나노켐,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 주력 계열사 연구소 소속 연구원 300여명이 이곳에 집결해 냉난방 융·복합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는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기기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 기술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연구 개발한다. 동시에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귀뚜라미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귀뚜라미그룹은 지난해 전속 모델인 배우 지진희와 함께 진행한 새로운 그룹 이미지 광고 캠페인을 통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면모를 대중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보일러사와 경쟁하는 보일러 전문회사를 넘어 에어컨에서부터 원자력 발전소, 반도체공장, 잠수함의 냉동공조기기까지 수출하는 세계적인 보일러, 냉난방, 냉동공조 회사로써 우리나라의 냉난방 공조 에너지 산업 기술력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귀뚜라미를 아직도 보일러, 난방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변화한 기업 이미지를 쉽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15초의 시간을 심플하게 활용한 CF 영상을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난방, 냉방, 공조, 에너지 등 주력 사업을 유기적으로 성장 발전시켜 보일러 전문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