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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요즘 애들’ 점령한 에이블리, 잘파세대 잡고 쑥쑥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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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요즘 애들’ 점령한 에이블리, 잘파세대 잡고 쑥쑥 큰다

패션·뷰티·스타일 플랫폼 시장 ‘에이블리-무신사’ 양강 구도…선두 탈환 가시권
에이블리, 10대 학생들이 많이 사용…잘파세대 공략하며 미래 성장가능성 입증

에이블리 대표 이미지. 사진=에이블리이미지 확대보기
에이블리 대표 이미지. 사진=에이블리
패션·뷰티·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유행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이 시장에서 무신사라는 거대한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도전자 에이블리의 기세 역시 매섭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스타트업과 이커머스 업계의 투자 혹한기를 뚫고 지난 3월 대형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 운용사인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부터 단일 펀드 최대 규모인 5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벤처투자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에이블리가 유치한 누적 투자 금액은 2230억 원으로 여성 쇼핑 업계 최대다.

2018년 3월 론칭한 국내 최초 셀럽 마켓 모음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앱)인 에이블리는 사업 시작 3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이끌어냈다. 론칭 이후 업계 최단 시간인 약 3년여 만에 사용자 수 1위와 누적 거래액 1조 원,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 건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거래액(GMV) 1조 원을 넘으며 흑자를 내는 국내 패션 버티컬 플랫폼은 에이블리와 무신사밖에 없다. 이를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추며 ‘돈 버는 1조 클럽’ 반열에 오르는 등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에이블리-무신사’ 양강구도로 완전히 굳혀졌다.

에이블리는 현재는 월간 사용자 수는 700만 명으로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션 쇼핑 앱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업계 2, 3위 평균 이용자 수와 비교했을 때도 2배 가량 높은 수치이고 연령별 사용률에 있어서도 10대부터 40대까지 모든 연령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에이블리의 장점은 10대 학생들이 즐겨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중·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를 통해 이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학생들의 이용에 따라 학부모도 동반 이용의 나비효과까지 불러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월 700만(MAU)으로 버티컬커머스 중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보유한 에이블리는 차세대 소비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Zalpha/10대~20대 초·중반) 공략에 성공하며 미래 성장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잘파세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이어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력 미칠 차세대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앞으로 놓쳐서는 안 될 잠재 고객으로 여겨지고 있다.

에이블리는 초창기에 플랫폼의 ‘성장성’에 집중하며 기업의 연착륙에 집중을 했었다면 현재는 잘파세대를 통해 ‘수익성’ 부분에서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발전시키는 등 최우선 과제를 풀어내고 있어 선두 탈환도 가시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알고리즘계의 신흥 강자, 카테고리 확장도 세대 맞춤형


특히 잘파세대들은 2시간짜리 영화를 보기 보다 요약본을 찾고, 유튜브는 1분에서 10초짜리로, 숏폼이 대세를 보인다. 효율을 추구하는 잘파세대에게 에이블리의 다양한 카테고리와 상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셀러와 유저를 연결하는 기술력에 있다.

에이블리는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취향에 맞는 스타일만 쏙쏙 골라서 보여줌으로써 지루한 쇼핑이 아닌 재밌는 쇼핑 환경을 마련했다.

에이블리의 ‘AI 개인화 추천 서비스’는 단순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를 넘어 유사한 취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교차 추천하는 수준까지 고도화된 추천 기술을 제공한다. 또 현재 단순 패션을 넘어 패션과 뷰티, 뷰티와 라이프 등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4만 명의 셀러와 700만 유저를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불어 에이블리는 패션, 뷰티, 라이프, 푸드 카테고리까지 성공적인 카테고리 확장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꾸준히 관찰된 고객 니즈(Needs)에 따라 카테고리를 확장한 만큼 에이블리 유저에 특화된 패션, 뷰티, 라이프 상품 및 브랜드 라인업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먼저 에이블리 뷰티는 무조건 가격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에이블리 핵심 유저층인 MZ세대 및 잘파세대 니즈에 맞는 색조, 베이스, 스킨케어 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컬래버, 단독 선론칭 등 입점 브랜드와 활발한 협업을 통해 유저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업계 1위 규모 사용자 수를 자랑하는 만큼 신제품 출시 시, 소비자 반응을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대형 뷰티 브랜드사부터 라이징 브랜드까지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꾸준한 성장세에 올해 1월 에이블리 뷰티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 브랜드사 협업 역시 연이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며 ‘잘파세대 대표 뷰티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또 지난해 론칭한 에이블리 푸드 카테고리 역시 채소, 해산물, 육류 등 단순 장보기를 위한 식료품 플랫폼과 달리 ‘떡켓팅(떡+티켓팅)’, ‘약켓팅(약과+티켓팅)’ 등 새로운 간식 문화를 선도하는 유저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과자/쿠키, 레터링 케이크, 그릭요거트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푸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판매하며 ‘잘파세대 모바일 편의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잘파세대 눈길 끄는 ‘찐리뷰’와 ‘실시간 검색어’


약 4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영향으로 패션, 뷰티, 라이프 카테고리의 온라인 구매 전환이 가속화되며 리뷰의 중요성이 확대됐다. 에이블리는 약 5000만개로 방대한 양의 리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월 700만 유저로부터 빠른 속도로 리뷰가 쌓이고 있다.

에이블리는 교과서처럼 정제된 형식의 리뷰가 아닌 자신과 유사한 체형, 피부 타입, 코디 스타일 등을 지닌 유저의 솔직한 후기가 담긴 일명 ‘찐리뷰’로 많은 잘파세대 유저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피부에 직접 닿는 상품 특성 상 리뷰가 중요한 뷰티 카테고리의 경우 업계 평균 대비 빠른 속도로 리뷰가 쌓이고 있으며, 이는 곧 신규 구매 및 리뷰 작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입점 뷰티 브랜드사 역시 에이블리 리뷰를 기반으로 상품 개선 및 보완은 물론 자체 바이럴 및 매출 증대 효과까지 일석이조로 누릴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찐리뷰’뿐만 아니나 ‘실시간 검색어’도 에이블 리가 잘파세대를 공략하는 핵심 포인트다. 잘파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우리반 친구, 내 동기, 동경하는 선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기 궁금해한다. 과거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를 통해 트렌드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에이블리에서 검색을 하고 트렌드를 확인하느라 에이블리 앱을 더 자주 많이 사용한다.

최근 에이블리 검색창에 ‘NCT’, ‘뉴진스’, ‘새학기’, ‘Y2K’ 등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명이 아닌 트렌드 자체 또는 시즌성이 반영된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가장 많은 유저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플랫폼인 만큼 MZ세대 및 잘파세대 사이에서 실시간 트렌드와 이슈를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채널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축구선수 조규성 편이 화제를 모으며 방송 이후 ‘조규성’ 키워드와 함께 그의 애착 인형 겸 바디필로우로 화제됐던 ‘오리인형’이 에이블리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2년 에이블리 연말결산 결과 검색어 부문 상위권에 ‘NCT’가 이름을 올렸고, 이후 해당 내용이 트위터, 커뮤니티 등에서 바이럴 되며 인기 검색어에 방탄소년단, 세븐틴, 아이브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잘파세대는 새로운 잘파세대를 불러온다


소통과 공유가 익숙한 잘파세대는 소비자이자 크리에이터이다. 에이블리가 잘파세대를 사로잡고 다시 그 잘파세대들은 자신의 친구들을 에이블리로 이끌어오고 있다.

유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등 다양한 채널에서 에이블리 구매 상품을 활용한 ‘룩북’, ‘상품 리뷰’ 등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해당 콘텐츠들이 국내외로 전파되며 바이럴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에이블리의 공식 채널이 아닌 에이블리 관련 콘텐츠가 하루에도 수백개씩 탄생한다. 틱톡에서 검색되는 ‘에이블리’ 해시태그 콘텐츠 조회 수는 약 7억8000만 회로, 약 1000만 회가량의 타사 조회 수 대비 압도적 수치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 ‘에이블리’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약 28만개로, 18~19만개의 타사 게시물 수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에이블리 해시태그 조회 수 페이지 상품 정보 및 코디 공유를 위해 유저들이 직접 만든 페이스북 그룹 가입자 수도 무려 4만여 명에 달한다. 잘파세대가 자발적으로 모여 패션 팁, 트렌드, 구매 아이템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식이 에이블리가 두터운 팬층을 가지게 된 비결이다. 동시에 에이블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분석된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