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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역기저효과…백화점 1Q 성적표 '뚝', 2Q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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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역기저효과…백화점 1Q 성적표 '뚝', 2Q도 적신호

더딘 경기 회복에 소비심리까지 위축…이색 팝업 등으로 활로 모색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쇼핑 중인 시민들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쇼핑 중인 시민들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로 실적 잔치를 벌여온 백화점업계의 실적 경신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이어진 팬데믹에 따른 ‘보복소비’가 완화되고 명품 쇼핑 대신 해외여행으로 소비가 옮겨가면서다. 또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위축까지 이어지고 있어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 매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고공행진하던 백화점업계 실적 신장세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지난해 백화점 실적을 견인해 온 명품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다. 고가인 명품은 상품 단가와 마진율이 높아 거래액과 수익성에 큰 몫을 하는 효자지만, 올해는 명품 매출이 빠지며 실적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1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7%, 7.8%, 9.1%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대 40%까지 치솟던 성장세와는 대조적이다. 명품 수요는 엔데믹 훈풍을 타고 면세점 등으로 옮겨갔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증가로 롯데면세점 1분기 내국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10% 늘었다.

더딘 경기 회복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중고명품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 영향으로 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지난 2월 중고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0%까지 성장했다.
증권가는 명품 소비 분산이 이어지면서 2분기도 백화점 영업 환경이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국내 패션 판매액에서 기저 부담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명품 성장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도 “명품을 살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데다 주요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인다”며 “큰 폭으로 감소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명품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아낌없던 MZ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어 투자)로 기존 소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백화점업계도 새 전략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이색제품 및 협업과 체험형 팝업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위스키 돌풍에 이달 29일부터 국내 최초로 ‘기원 배치 2 디스틸러리 에디션’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잠실점과 롯데월드몰 월드파크에 대규모 포켓몬 이벤트를 열고 퍼레이드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총망라해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마니아 층이 두터운 캐릭터를 다수 보유한 월트디지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를 판교점에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색다른 경험과 쇼핑의 새로운 재미를 불러 넣기 위한 업계의 이색 체험 콘텐츠와 팝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