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멤버십으로 고객 확보 전쟁에 나서면서 새로 개편된 멤버십이 쏟아지고 있다. 관건은 혜택이 가진 메리트다. 갈수록 깐깐해지는 소비자들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 혜택이 이번 멤버십 패권 경쟁에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는 야심 찬 포부로 각 채널별로 흩어진 멤버십을 한데 묶고, 계열사 혜택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멤버십 패권 잡기에 도전장을 냈으나 아직 승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업계는 고물가·고금리 영향에 따른 ‘소비침체’ 등으로 부담이 적으면서도 자주 쓰는 혜택이 많은 곳에 고객이 몰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도 “멤버십을 영리하게 써먹는 소비층이 늘고 있어 멤버십 이용 조건이 낮은 곳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허들은 낮추고 실질적 혜택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현재, 주요 유통업계의 멤버십은 ‘유료’인 경우가 대다수다. 유료 멤버십은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여러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혜택이 큰 차이가 없다면 부담이 덜한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으로 론칭 전부터 조명받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유료 멤버십이다. 기존 스마일클럽과 동일하게 연회비가 3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는 혜택 일부만 공개된 상황으로, 고객을 가둘 강력한 혜택은 론칭 다음 날인 8일 공개할 예정이다.
맛보기로 보인 새 멤버십 혜택에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 일부는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이다. 웰컴 포인트가 3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낮아지고, 무료배송 혜택도 줄어 아쉽다는 평이다. 신세계는 통합 시너지를 오프라인 영역으로까지 확장해 온·오프 관계사의 혜택을 모두 담은 만큼 ‘국내 최고의 멤버십 연합’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상 속에서 보이는 곳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 계열사와 연계한 혜택을 준비했다”고 예고했다.
신세계와 반대 전략으로 승기 잡기에 나선 곳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멤버십을 개편하면서 ‘무료’ 정책을 고수하기로 했다. 개편에 따라 각 채널별로 운영하던 복잡한 멤버십 제도를 통합하고 혜택을 키웠다. 홈플러스가 ‘무료’ 멤버십으로 도전장을 낸 까닭은 차별화를 위해서다.
대다수가 ‘유료 멤버십’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지만 홈플러스는 ‘구매실적 기반’으로 등급제 멤버십을 운영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충성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홈플러스 측은 “최근 불고 있는 ‘유료 멤버십’과 달리 전격 통합 ‘무료’ 멤버십으로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 1월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엘페이 프리미엄’을 운영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3000원이며 연간형 가입 시 20% 할인된 연 2만88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주요 혜택은 롯데 온·오프라인 유통점 어디서나 최대 5%의 추가 적립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엘페이 이용 시 기본 적립되는 적립금에 더해 별도의 추가 적립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롯데 유통점 이용이 잦은 회원들의 호응이 크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채널 할 것 없이 멤버십이 새롭게 개편되며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멤버십의 성패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에 달려 있는 만큼 업계는 신세계가 꺼내지 않은 무기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들고 나올 혜택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