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콕 스티커’로 조리 과정 더 간편하게…분말스프·유성스프 변경과 ‘참깨박’ 활용한 면으로 차별화
기존 제품 활용 레시피보다 매콤함 강하고 ‘불맛’ 특색도…완성도 높은 ‘볶음면 맛’
기존 제품 활용 레시피보다 매콤함 강하고 ‘불맛’ 특색도…완성도 높은 ‘볶음면 맛’

이른바 ‘볶음면 레시피’가 꾸준히 유행하자 오뚜기에서도 참깨라면 볶음면 제품을 정식으로 선보였습니다. 기존 제품이 국물 라면이었던 만큼 참깨라면을 볶음면으로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다는데요. 그러면서도 참깨라면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성스프와 계란블럭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과연 오뚜기의 ‘공식 레시피’는 얼마나 다른 맛을 낼까요.
두 제품은 용기 디자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새로 나온 볶음면 한쪽에 붉은색 바탕으로 ‘볶음면’으로 강조된 것과 제품 연출 사진이 조금 다른 것 정도가 차이점의 전부입니다. 다만 볶음면 제품이라 국물이 필요없어서인지 용기의 높이는 기존제품보다 조금 낮았습니다.

유성스프 색이 다른 점도 눈에 띕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들지만, 면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색상이 조금 더 짙은 편인데 아마 면발에 ‘참깨박’을 활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아직 생소한 분야지만 제품 주 소비층이 1020 세대인 만큼 친환경적인 면을 강화하는 변화로 보입니다. 변하지 않은 것은 참깨계란블럭 뿐이네요.
공통적으로 안내된 조리법대로 끓는 물에 4분간 면을 익히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기존 참깨라면 제품은 물을 따라 버린 뒤 분말스프를 절반만 넣고 비비는 레시피로 조리했습니다. 컵라면 조리과정이 워낙 간편한 만큼 별 차이는 없었지만, 물을 버릴 때만큼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기존 제품은 뚜껑을 열고 면이 흘러내리지 않게 받치면서 물을 조심스럽게 버려야 했지만, 볶음면 제품에는 오뚜기의 ‘간편 콕 스티커’가 적용돼 훨씬 편리했습니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이지만, 컵라면에서 물을 따라버리다 면을 흘려 좌절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디테일입니다.

외양만큼이나 맛도 확실한 차이가 났습니다. 기존 제품 대비 매운맛이 강한 편이고 약하게나마 볶음요리 특유의 ‘불맛’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말스프 양이 훨씬 많았는데도 오히려 짠맛이 덜한 점도 특이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콤한 볶음면을 표방하면서도 유성스프가 주는 참깨라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이 담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주 자극적이진 않아서 이전처럼 취향에 맞게 다양한 토핑을 곁들여도 어색하지 않을 맛입니다.
면발도 볶음면 쪽이 쫄깃함을 더 오래 유지했습니다. 기존 참깨라면을 나중에 조리했는데도 면이 먼저 흐물흐물해지고 쉽게 끊겼습니다. 같은 조건을 유지하려고 두 제품 모두 면을 끓는물에 4분간 익혔는데, 확실히 기존 제품은 전자레인지를 사용한 조리법에 더 알맞은 것 같네요. 볶음면 쪽도 면에서 특출나게 쫄깃한 식감은 나지 않았지만, 다 먹을 때까지 면발이 끊기거나 뭉개지진 않았습니다.
물을 따라버리는 과정과 분말스프 양을 조절하는 데서 오는 사소한 불편함과 국물라면용 분말스프를 비벼서 생기는 묘하게 이질적인 맛까지. 분명 이전에 맛있게 먹던 레시피인데도 신제품과 같이 놓고 비교해보니 모자란 점이 보입니다. 신제품은 기존 참깨라면을 비벼 먹는 레시피와 똑같은 맛을 내지는 않지만, 좀 더 완성도 있는 볶음면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게 바로 ‘공식 레시피’의 힘인가 봅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