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1.7개의 지구가 필요한 시대…지속가능한 지구 위해선 ‘전 과정 평가’ 고려해야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0

1.7개의 지구가 필요한 시대…지속가능한 지구 위해선 ‘전 과정 평가’ 고려해야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소비자 인식과 P&G의 노력을 발표하고 있는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사진=한국P&G이미지 확대보기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소비자 인식과 P&G의 노력을 발표하고 있는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사진=한국P&G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 지구가 1년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을 인간이 모두 소비해버리는날짜를 뜻한다. 1970년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은 12월 30일이었지만 50여 년이 흐른 2021년, 그 날짜는 7월 29일로 5개월 가량 앞당겨졌다.이는 2021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인간의 자원 소비를 모두 감당하기 위해서는 약 1.7개의 지구가 필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생태 용량초과의 날은 매년 급격하게 가속화되고 있다.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한 해 공급 가능한 자원의 양(생태 용량)과, 그 자원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데 드는 생태적 비용(생태발자국)을 계산해야 한다. 즉, 생태발자국이 적을수록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을 늦출 수 있는 것이다.환경 비영리 기관 ‘Global Footprint Network’는 인간의 생태발자국에서 탄소를 50% 줄일 경우,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을 3개월이상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 영향 절감의 중요성에 대해 높아진 소비자 인식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소비자의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천 양상은 주로 폐기물 감축의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P&G가 전 세계10개국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환경 지속가능성 설문조사를실시한 결과,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활발히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은 ‘플라스틱 분리배출(86%)’이었지만 ‘텀블러 사용(36%)’, ‘샤워시간 줄이기(47%)’ 등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서는 전체 국가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가 선택하고 소비하는 재화는 폐기뿐 아니라 원료 수급, 제조, 사용 등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시장에 등장하고 사라지며, 각 단계에서 각기 다른 수준의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즉, 폐기물을 처리는 탄소가 발생하는수많은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하며,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지속가능성관련 담론에서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라는 개념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이유다.

왼쪽부터 환경표지, 환경성적표지, 저탄소제품 인증 도안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환경표지, 환경성적표지, 저탄소제품 인증 도안

다우니, 페브리즈, 질레트, 오랄비 등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한국P&G는지난 25일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LCA를 제시했다.

LCA는 ▲원료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모든 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 및 평가해 이를 개선해나가는 접근법이다.제품의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존 환경 담론 대비 포괄적이며, 가장 개선이 필요한 단계를 파악하고, 해당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P&G는 제품의 전 과정 중 가정 내 소비자 사용 단계의 탄소 배출량이 83.3%로 가장 큰 점에 주목했다. 일례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탁세제는 제품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이 60%에 달한다.

즉, 원료를 배합해세제를 생산하는 제조 과정보다 세탁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물을 데우고 전력을 소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제품을제조하고 유통하는 기업 못지 않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제품의 전 과정을 고려하며,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포괄적인 환경 영향에 주목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소비자 역시 탄소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세탁기의 세탁 코스는 물 온도 40도, 헹굼 3회로 기본 설정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물 온도를 낮추거나, 헹굼 횟수를 1회 줄이면 탄소 배출을 유의미하게 감축할 수 있다.

제품 구매 시 ‘녹색상품’ 구매를 고려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녹색 상품은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을의미하며,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마크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는 “P&G는 폐기물 감축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환경 담론인 LCA의 개념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소비자들의 생활 속작은 행동이 어떠한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