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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기다리는 면세점…달라진 유커 트렌드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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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기다리는 면세점…달라진 유커 트렌드 '예의 주시'

한풀 꺾인 대표 K뷰티 브랜드 대신 라이징 브랜드·패션 품목 강화
중국 내수 경기 침체는 변수…유커 '특수' 노리며 업계 만반의 준비

지난 6일 오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도착한 중국 여행사 대표단이 매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일 오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도착한 중국 여행사 대표단이 매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중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 한 달을 맞았다. 면세업계는 앞으로 늘어날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맞이에 여전히 분주하다. 아직은 단체관광객보다 개별관광객이 더 많은 상황이지만 이르면 10월부터는 본격 방한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유커 맞춤형 상품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이를 위해 중국 여행사 대표단은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 등을 맞아 매장을 둘러보고 다양한 관광 포인트를 세심히 살폈다.
당시 롯데면세점에 여행사 대표단과 함께 방문한 두시엔중(杜宪忠) 중국여행업협회장은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업계는 방한상품 기획 및 여행객 모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유커 귀환이 6년 반 만에 이뤄지는 만큼 면세업계는 이들의 소비 행태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유커 공백이 컸던 만큼 현지 유행 변화 등에 대응하려면 이들의 분위기를 읽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행사 대표단 방문에서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포착됐다. 과거 ‘뷰티’가 견인했던 관심이 ‘패션’ 품목으로 넘어가는 조짐을 보였다.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수가 적어 이른 판단일 수 있지만 국내 패션브랜드와 신명품에 남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실제로 F&F가 운영하는 대표 브랜드인 MLB 등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패션가 불황 속에도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MLB를 비롯해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K-패션뿐 아니라 메종키츠네, 아미 등도 줄서서 사갈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한풀 꺾였다고 평가받는 K-뷰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패션 품목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고는 있지만 빅 브랜드 이외에 신규 브랜드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도 “쇼핑 자체로는 정관장, K-브랜드 화장품을 여전히 좋아했지만 찾는 브랜드가 예전과 달리 정샘물, 조선미녀, 탬버린즈 등으로 바뀌었다”며 “기초·색조 품목 외에 럭셔리 향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이 같은 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현지 니즈에 맞는 상품 품목을 늘려 유커맞이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미 업계는 국내외 단독 브랜드 입점과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 등의 유치를 발 빠르게 마치고 유커들의 본격적인 방문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재는 유커들이 선호할 만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을 준비 중이다.

다만 중국 경기가 휘청이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달 말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중국인 단체관광이 활성화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예전과 같은 소비력을 보여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면세점에서 1000달러를 쓰던 유커가 이번 방한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소비를 해줄 것인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중국 단체관광객의 경우 고소득층보다는 소득이 낮은 중산층에서 많이 방한하는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소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러한 우려 속에 희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내 거세지는 반일 감정의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 때문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반일감정이 생각보다 심한 상황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최근 제주를 찾은 중국발 크루즈 여행객이 일정에 포함된 일본 나가사키를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