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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정수 부회장, “식품산업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해 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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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정수 부회장, “식품산업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해 변화 주도”

삼양 기업철학 지키고 과학기술·문화예술 융합해 ‘21세기형 식족평천’ 실현
‘오너 3세’ 전병우 본부장 깜짝 등장…미래사업전략 설명 등 진행 나서
향후 식품 R&D 및 컨텐츠·커머스 플랫폼 계획 소개도

14일 오전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오전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넘어 식품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함으로써 변화를 주도하겠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14일 삼양라면 출시 6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시대는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맛있고 더 즐겁고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하며 환경은 이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실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멀리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인간백회 천세우(人間百懷 千歲憂)라는 창업주의 말을 되새겨 삼양의 기업철학을 지켜 나가고, 과학기술의 진보와 문화예술로부터의 영감을 잘 융합해 21세기형 식족평천(食足平天)으로 소비자의 삶을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운영본부장(CSO)이 깜짝 등장했다. 김 부회장에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2대 주주인 전 본부장은 지난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경영관리부문 이사와 경영전략부문을 거쳐 현재 전략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전 본부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본부장은 김 부회장에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미래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스스로를 낯선 환경에 노출시키고 기존의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양은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이 두 축을 바탕으로 식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소비자의 삶을 더 건강하고 더 즐겁게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사람들이 음식이란 매개체를 통해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푸드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20세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명제하에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왔다. 21세기에는 의학적 치료중심의 건강개념을 벗어나 몸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진단하며 식단·수명·운동습관을 개선해 각종 질환들을 예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질병예방과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신체의 개별구성요소들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며, 삼양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삼양은 음식의 힘에 집중해 새로운 푸드케어의 패러다임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런 푸드케어의 개념을 소비자들이 보다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삼양의 기업철학이 시작된 곳인 삼양라운드힐을 향후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분명히 했다.

14일 오전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오전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향후 식품R&D 계획과 콘텐츠 및 커머스 플랫폼 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밝힌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두 축을 중심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사업 부문별 전략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을 제시했다.

삼양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리는데 기여하기 위해 유전체와 단백체 등 인체 빅데이터를 총망라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사람 중심의 생체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혁신 식품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홍범 삼양식품 스퀘어랩 연구소장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기반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의료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의료기관과 협력해 메타데이터 구축을 시작했고 이를 활용한 식품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터테인먼트 강화 목표도 소개했다. 삼양은 디지털 콘텐츠와 이커머스를 통해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향 푸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글로벌향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 삼양 브랜드와 상품을 일상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는 “불닭을 지금까지 ‘더 맵게, 더 빨리, 더 많이’라는 척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왔지만 앞으로는 훨씬 다양하고 더 영감을 주는 형태의 음식 콘텐츠를 다루고자 한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삼양만의 새로운 K-컬쳐를 창출하고 전세계 소비자들이 음식을 놀이문화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터테인먼트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단백질 소비 확대를 위한 신개념 식품 개발에 대한 고민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 저감 노력도 공유했다. 친환경 식품이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음식에서 맛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며, 식물성 단백질 기반 식품들이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보완뿐 아니라 예술적 창의성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 삼양 측의 설명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서는 지속적인 탄소 저감 노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약 21배 더 큰 메탄가스 고정에 주목해, 메탄가스를 토지에 효과적으로 고정하고 고정된 탄소를 활용해 생분해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다. 해당 미생물을 대량배양할 수 있는 배양기를 확보하는 등 관련 준비도 진행중이다.

전병우 본부장은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삼양 브랜드를 즐거운 놀이문화로 만들어 세계가 우리 음식을 즐기게 하고, 소비자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오늘을 사는 것을 당연한 미래로 만들겠다”며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융합해 식품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