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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매운맛'으로 세계 라면 시장 정조준...해외 생산라인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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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매운맛'으로 세계 라면 시장 정조준...해외 생산라인 증설

농심은 유럽에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내년에 판매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농심은 유럽에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내년에 판매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농심
한국 대표 라면 제조업체 농심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매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생산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라면 시장은 500억 달러(약 67조91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10억 달러(약 1조3582억 원)를 기록했다.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은 2023년 9억 달러(약 1조222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6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내 연매출을 15억 달러(약 2조376억 원)로 늘려 미국 최대 라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팝, 한국 영화,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는 라면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이용재 농심 해외영업 본부장은 "예전에는 아시아인이 주로 라면을 즐겼지만, 최근에는 매운맛을 찾는 미국 젊은 층과 히스패닉이 주요 소비층이 되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25.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제2공장에 신규 생산 라인을 추가하고 있으며, 미국 내 세 번째 공장과 수출 전용 국내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농심은 중국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라면이 영국과 독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1분기 유럽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유럽 판매 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시장은 음식에 대한 보수적인 성향과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 엄격한 수입 규제 등으로 인해 공략하기 쉽지 않다. 농심은 7월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 올해 유럽 매출을 8000만 달러(약 1086억 원)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로모니터는 유럽인들이 매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반면, 미국인들은 인스턴트 라면을 일상 식사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럽에서 라면 붐이 곧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