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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취임 100일…달라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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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취임 100일…달라진 신세계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CJ그룹과 MOU 등 단행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6월 15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 사진=신세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6월 15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용진 회장은 이 기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본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신세계는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했다.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위기 속에서 회장직에 올라 사업 안정화를 위해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CJ그룹과 협업 등 수익개선을 위한 통 큰 결정을 연이어 단행하고 있다”며 “정 회장이 강조하는 ‘신상필벌’도 더욱 강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8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이다. 그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순간이다. 신세계그룹의 주력사업이 이마트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순매출 29조4722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첫 적자다. 영업손실의 주요인은 신세계건설의 실적부진이다. 유통 분야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과 G마켓도 적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강한 리더십’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 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정 회장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는 ‘수익개선’이다. 그도 잘 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의 의지는 강했다. 취임 이후 즐겨하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도 끊었다. 그는 80만명이 넘는 인스타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회장 취임 이후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더 이상 업로드되지 않고 있다. 즐겨찾던 야구단 SSG랜더스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롯이 경영에 집중했다. 굵직한 결정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합병을 발표했다. 둘이 하나가 된 ‘통합 이마트’는 통합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하는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4월 16일 두 회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관련 공고 이후 주주·채권자 의견 청취 등을 거친다.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30일이고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협력업체들은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므로 반길 만하다. 이마트와 협력사 모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여력도 커진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최근에도 ‘빅딜’을 단행했다. CJ그룹과 손을 잡은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지난 5일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온오프라인 유통과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그룹은 “양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필벌도 더욱 강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에 주요 원인으로 꼽히던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실적과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 제도 구축을 주문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기대 실적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성과는 바로 나왔다. 이마트가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5% 끌어올리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 총매출 4조2030억원, 영업이익 932억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931억원(2.3%), 영업이익은 289억원(44.9%) 늘어난 수치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