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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중국서 '아울렛 할인' 역풍…콧대 높은 에르메스와 격차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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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중국서 '아울렛 할인' 역풍…콧대 높은 에르메스와 격차 더 벌어져

소비자들이 초고가 또는 저렴한 제품에 더 집중하면서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모멘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구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비자들이 초고가 또는 저렴한 제품에 더 집중하면서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모멘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구찌. 사진=로이터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찌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모기업 케링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구찌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하는 등 4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큰손'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심각하다.
케링의 아르멜 풀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시장은 초고가 제품과 저렴한 제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중간 가격대에 위치한 구찌는 이러한 양극화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14%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도 6% 감소에 그쳤지만 다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구찌를 포함한 케링의 아시아 매출은 19%나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구찌 부진의 원인으로 '아울렛 할인'을 지목한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과 달리 구찌는 아울렛 매장을 운영하며 할인 판매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아울렛 할인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케링의 시가총액은 5년 만에 40% 가까이 하락해 에르메스의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5년 새 4%포인트 이상 하락해 2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구찌는 지난해 8년 만에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하고,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개편하는 등 부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찌의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