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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는 라면만 있나…비비고의 글로벌 점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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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는 라면만 있나…비비고의 글로벌 점령기

“다양한 채널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비비고 알릴 것”
GSP 앞세워 북미를 비롯해 유럽·호주서 높은 성장률

미국 ABC 채널의 유명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찐만두가 나오고 있다. /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ABC 채널의 유명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찐만두가 나오고 있다. / 사진=CJ제일제당
‘K-푸드’ 하면 라면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최근 국내 라면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 라면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음식이 또 있다. 만두다. 특히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이 눈길을 끈다. 만두뿐만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글로벌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 해외 영토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올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K푸드 브랜드 위상에 맞는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브랜드슬로건(BI)을 선보였다. 지난 2월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일본, 유럽, 동남아, 미국 등 순차적으로 제품 포장에 적용했다.
BI는 한국 식문화를 함께 나누는 사람과 사이의 연결을 의미하는 밥상을 형상화했다. 비빔밥을 담는 돌솥 모양에서 벗어나 K푸드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이전에 영문만 표기했던 것과 달리 한글을 함께 넣어 한국의 브랜드라는 점이 각인될 수 있도록 했다.

비비고는 ‘한식으로 더 맛있는 일상’을 뜻하는 브랜드 슬로건인 ‘리브 딜리셔스’를 내세운 다양한 캠페인으로 글로벌 Gen-Z세대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비비고는 지난해 기준 70여개 국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소비층의 해외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비비고는 “지난 10여년 간 국내 프리미엄 가공식품 시장을 이끌고, 해외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하며 K푸드의 위상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이후 2019년 슈완스 인수로 미국 전역의 유통망을 확보해 K만두 브랜드로 영향력을 넓혔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성적만 봐도 해외에서 비비고 위상을 알 수 있다. (대한통운 제외 기준)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4442억원, 영업이익 2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8%, 77.5% 올랐다.

이 기간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 1조375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호주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북미 시장 점유율은 비비고 만두가 2위 브랜드와 3배 차이 나는 독보적인 1위를 유지했다.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도 시장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했다. 쌀가공품 수요가 증가하며 냉동밥 매출도 23% 뛰었다.

이후에도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연이어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비비고 찐만두’가 미국 지상파 ABC 채널의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서 소개됐다. 미국 SNS에서 인기를 끈데 이어 지상파 방송에까지 등장하며 대중적인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미 키멜의 조수인 기예르모 로드리게즈가 ‘비비고 송’에 맞춰 춤을 추면서 만두를 먹는 모습이 익살스러운 꽁트 형식으로 연출됐다. 방송 후 올라온 유튜브 영상에는 “비비고 만두를 정말 좋아한다” 등의 시청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미국 내 비비고 만두의 인기를 이어가고,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뉴욕 타임스퀘어에 옥외 광고를 설치, 두 달간 비비고의 새 로고와 브랜드 슬로건 ‘리브 딜리셔스’를 알릴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 ‘비비고 스토어’를 공식 입점하고 K-푸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등 인근 서유럽 국가에서도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입점을 이어가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독일 아마존에 문을 연 ‘비비고 스토어’는 김스낵, K-소스, 만두, 치킨 등 총 19종에 달하는 비비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스낵 형태의 김이 독일 아마존에 입점한 것은 처음으로, 건강한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독일에 본격 진출한 후 꾸준히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을 확대해 왔다. 2019년 현지 1위 마트 체인 ‘에데카’를 시작으로 2022년 ‘글로버스’와 ‘테굿’, 2023년 ‘레베’에 비비고 만두와 양념치킨, 김 등을 출시하며 독일 전역으로 유통망을 늘렸다. 이를 통해 비비고의 독일 B2C 만두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8%에서 지난해 48%로 성장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대형 마트인 ‘알버트하인’, ‘윰보’, ‘호오흐플리트’에 입점하며 K-푸드 영토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벨기에에서도 현지 2‧3위 마트인 ‘델하이즈’와 ‘까르푸’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서유럽 신규 국가에서 대형 유통채널 진출을 가속화하고, 이를 발판 삼아 향후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위스에서 유명 마트 체인 ‘알디’와 비비고 만두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프랑스에는 지난달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