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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아르마니, 390만원 명품백 만들며 10만원도 안 줘…伊 검찰, 노동착취 혐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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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아르마니, 390만원 명품백 만들며 10만원도 안 줘…伊 검찰, 노동착취 혐의 수사

명품 브랜드 디올과 아르마니가 고가 명품 가방을 만들면서 하청업체에 1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노동 착취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명품 브랜드 디올과 아르마니가 고가 명품 가방을 만들면서 하청업체에 1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노동 착취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로이터
명품 브랜드 디올과 아르마니가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만들면서 하청업체에 1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노동 착취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밀라노 검찰은 최근 디올과 아르마니의 하청업체 노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한 정황을 포착했다.
디올은 2600유로(약 389만 원)짜리 가방을 만들면서 하청업체에 53유로(약 7만9400원)만 지급했고, 아르마니는 1765유로(약 264만 원)짜리 가방을 만들면서 92유로(약 13만7900원)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원자재 비용을 제외한 순수 인건비로, 명품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동안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극심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일부 하청업체는 24시간 밤샘 작업을 강요하고 불법 이민자를 고용하는 등 노동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까지 제거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밀라노 법원은 디올과 아르마니의 관련 사업부를 1년 동안 사법 관리하에 두고, 문제가 된 하청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명품 업계의 고질적인 노동 착취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러한 관행은 명품 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며 "법을 준수하는 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LVMH 그룹(디올 모회사)과 아르마니는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고통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