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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경쟁사에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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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경쟁사에 득일까 실일까

온라인 쇼핑이 조심스러워지는 ‘소비자’
티몬‧위메프 말고 이커머스 기업 ‘기회’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조심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사진은 티몬 본사 건물.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조심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사진은 티몬 본사 건물. / 사진=연합뉴스
“이커머스요? 한 번 더 생각하고 구매하게 되네요.”

30대 직장인 박경미(가명) 씨는 이커머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중간중간 시간이 날 때 핸드폰으로 쇼핑하고 맘에 드는 상품을 주문하다. 집에 구매한 상품이 도착했다고 하면 그날 하루는 더욱 설렌다. 이 소소한 재미도 이제 조심스러워진다.
박씨는 “온라인 쇼핑을 안 한 지 열흘 정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핸드폰으로 상품 구경을 많이 한다. 그때마다 점찍어 뒀던 상품에 가끔 부모님이 사고 싶어 하는 물건도 찾아 보내 드리니 이용도 꽤 하는 편”이라면서도 “이제는 조심스럽다. 예전에는 리뷰나 가격을 보고 괜찮은 상품을 구매했는데 이제는 내가 보는 앱이 어디서 운영하는지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단 박씨만이 아니다. 또 다른 직장인 이상미(가명) 씨는 “잠들기 전 이커머스 앱을 돌며 하루를 마감하는 게 하나의 재미였다”며 “‘장바구니’에 쌓인 물건을 월급날 한 번에 구매하고는 했다. 이제 핸드폰 보는 일도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이번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이용을 줄이는 친구들이 꽤 많다. 한 친구는 물건을 구매하면서도 안 오는 거 아니냐고 불안해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최근 소비자들이 이커머스 이용을 조심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업황이 좋다고는 하지만 실제 들여보면 대다수 이커머스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라며 “이번 ‘티메프’ 사태로 설마 하던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일이 또 한 번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감정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를 우려하고 미리 움직이는 기업도 있다. 최근 무신사는 지난 2일 뉴스룸을 통해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불거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무신사는 안전한 쇼핑 환경을 제공 중이라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뉴스룸에서 “파트너 브랜드와 동반성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최고의 패션 기업으로 탄탄하게 성장해가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고객과 브랜드 모두가 믿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쇼핑 환경을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재무 상황과 관련해서는 무신사의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은 4200억원이며 자본총계도 6800억원 가량이다. 아울러 PG(결제대행업체) 자회사를 둔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중에서 무신사의 단기 상환 가능한 현금 비중은 8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멋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무신사와 함께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객과 브랜드 모두에 안정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정부에서도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금융당국이 위메프·티몬 대규모 미정산 사태 재발을 위해 이커머스와 PG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티몬, 위메프처럼 PG사를 겸영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릴 때 PG사의 자금에까지 손을 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내 이머커스 점유율 1위 업체 쿠팡의 경우도 PG사를 겸영하다가 2020년 자회사 쿠팡페이를 설립해 분리한 바 있다. 네이버도 PG사를 네이버파이낸셜로 분리했다.

일부에서는 다른 경쟁사들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DAU는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9일 각각 120만 명, 80만 명이었지만 불과 20일 만에 60% 이상 급감해 38만명, 29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11번가,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DAU는 소폭 감소했지만, G마켓은 111만명에서 116만명으로 4%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말대로라면 G마켓에는 기회다.

마침 G마켓은 오는 11일까지 ‘여행레저 스페셜 위크’ 프로모션을 열고 국내외 여행상품을 최대 80만원 할인가에 판매하며 고객 유인에 나선다. 당장 8월부터 추석연휴까지 이용 가능한 패키지, 패스, 숙박, 항공권 등을 특가에 선보인다.

업게 관계자는 “G마켓과 롯데온은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미지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있어 반사이익을 누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결은 또 다르지만 쿠팡과 네이버 쇼핑이 업계 1, 2위로 탄탄한 이미지를 주고 있어 고객들이 더욱 몰릴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