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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신세계 ‘제주소주’ 품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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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신세계 ‘제주소주’ 품었다 “왜”

카스, 제주소주와 함께 수출 역량 강화 집중
국내 소주시장 경쟁 구도 변화 가능성 주목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 사진=오비맥주이미지 확대보기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소주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1일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현재 국내 맥주시장에서 카스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맥주시장에서 높은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소주시장에서 어떤 파급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18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번에 오비맥주가 인수하는 제주소주는 2011년 설립된 회사다. 당시 이름은 ‘제주천수’였다. 2014년 현재 회사명으로 바꾸고 ‘제주 올레소주’를 출시해 판매했다. 이 제주소주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16년 190억원에 인수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2017년 ‘올레소주’를 ‘푸른밤’으로 리뉴얼 출시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마트는 2021년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고 소주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소주 위탁생산(ODM)과 과일소주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제주소주의 경우 소주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주류시장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온 오비맥주와 함께라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제주소주를 글로벌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K-컬처를 넘어 K-푸드 등 식음료까지 확장되고 있는 K-열풍을 카스와 제주소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K-소주의 판로를 확대해 온 브랜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오비맥주는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카스와 제주소주 브랜드의 강점과 K-열풍의 성장세를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한국 주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이미 카스로 국제적 입지를 다져왔으며 지속적인 수출 성장세가 국제 무대에서 카스의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의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카스는 파리에서 ‘카스 포차’라는 한국식 포장마차 테마의 홍보 부스를 운영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주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0년 만에 1억달러(약 1340억원)를 넘어섰다. 국내 소주기업 중에는 하이트진로가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K-소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대표 뮤직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하고 현지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75%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전년 대비 약 84% 성장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영국 내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29개 매장에 과일리큐르 5종과 참이슬을 입점 시킨데 이어, 5월에는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의 91개 매장에 ‘청포도에 이슬’과 ‘자두에 이슬’을 선보였다. 7월에는 현지 최대 유통 채널인 테스코502개 매장에 ‘청포도에 이슬’과 ‘복숭아에 이슬’을 판매하며 유통망을 강화해 현지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별다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후 그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국내 소주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1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주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59.8%, 롯데칠성음료는 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수를 15.5도로 확 낮춘 ‘진로골드’까지 새롭게 내놓으며 왕좌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과 ‘새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2022년 9월 중순 첫 선을 보인 ‘새로’는 출시 2주년을 앞둔 지난 7월 출시 2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억 병을 돌파하며, 제로 슈거 소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