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세점들이 공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적자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동기보다 손실 폭이 362억원 커지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79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8% 늘었다.
실적 악화에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최근 희망퇴직과 함께 임원 급여 반납 등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착수했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이어 중국의 경기 둔화, 고환율,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여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8명은 이번 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임원 급여 반납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유 대표는 희망퇴직 공지와 함께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올렸다. 그는 “경영 상황이 점점 악화해 우리의 생존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비효율 사업과 조직을 통폐합하는 인적 쇄신은 경영 구조 개선의 시작점이자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구조 변화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인력 축소를 검토할 수밖에 없었고 무거운 마음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지난 8월 나란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6월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임직원 대상 메시지 발표가 먼저였다.
김주남 대표이사는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코로나 이후 힘든 시간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뎌왔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은 멈췄고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비상 경영체제 선포의 첫 단추로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했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및 월드타워 방문객 증가에 따라 2017년 6월 4599㎡ 규모로 확장 오픈했다. 지역 특산물, 중소기업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월드타워점 전체 면적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후 8월 한 달간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9월 27일부로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퇴직자 대상으로 통상임금 32개월분,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 자녀 학자금 최대 3000만원 등의 보상을 지원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퇴직 신청자에게 통상임금 6개월치와 퇴직금 등을 지급키로 했다. 퇴직 총인원은 18~20명 정도로, 구조조정 후 현재 신라면세점 임직원은 약 90명 규모로 몸집이 줄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