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TV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사과라도 깎아주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못 샀다고 했다. 사과 먹은 지도 오래됐다고 했다. 이 말이 맴돌아 사과를 보내드렸더니 연락이 온 것이다. 비싸지 않냐는 말에 잘 먹었으면 됐다고 전화를 끊었다.
사과를 받을 수 있게 해준 앱테크는 버즈니가 운영하는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 내에 있는 미니게임 ‘모아농장’이다. 모아농장은 홈쇼핑모아 이용자라면 누구나 앱에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사과를 비롯해 방울토마토, 오렌지 등 원하는 농작물을 선택해 키우면 실제 작물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한껏 오른 농작물 가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버즈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약 4만 명이었던 모아농장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는 지난 10월에 10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모아농장 방문자수는 3만여 명이 넘으며, 지금까지 총 수확된 작물수는 7만건 가량 된다.
높아지는 인기만큼 모아농장도 진화하고 있다. 모아농장은 농장톡톡(회원간 커뮤니티 기능), 일촌끼리 선물주고받기 등 소셜 기능이 강화됐다. 이용자들의 소통 기능을 더해 재미를 첨가한 것이다. 또 다양한 제휴처의 상품 구매 등으로 보상이 증가했고, 친구초대, 일촌맺기를 통해 더 빠르게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요소들이 업데이트됐다.
현재 모아농장은 농작물뿐 아니라 우수 중소기업 제품으로도 재배작물 확장 중이다. 실제로 최근 자연공유(이지텍) 브랜드 상품 곤약쫀득이를 재배작물로 추가해 약 3만 명의 모아농장 이용자가 해당 상품을 키우며 높은 관심을 보였고, 판매량과 재구매율 증가로 이어졌다.
안슬기 홈쇼핑모아 그로스 스쿼드 팀장은 “모아농장 작물 모두 전문 MD의 검수를 거쳐 선정하기 때문에 수확한 농작물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한번 수확에 성공한 이용자의 경우 다시 모아농장을 시작하는 재 시작률이 90%가 넘는다”고 했다.
이어 “모아농장은 이용자에게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중소기업과 적극 협업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재배작물로 추가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안 팀장은 “서비스 이용자 분석 결과 모아농장은 40·50대 여성 이용자가 주 이용자로 지역 특산품과 축제에 관심이 많다”며 “실제로 모아농장은 지난 남해군과의 협업 프로젝트 진행 결과 모아농장 이용자는 약 16만회 이상 남해군 여행정보 페이지에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아농장을 각 지역의 특산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며 “특산품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축제와 관광 정보도 함께 제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아농장은 지난해 11월 남해군과 상생협력 마케팅으로 남해군의 특산품 시금치를 알리고자 첫 지역 특산품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근에도 진행했다. 지난 26일 보성군 골드키위를 신규 작물로 추가했다. 모아농장 이용자가 보성군 골드키위를 선택해 재배에 성공하면 골드키위 2kg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모아농장과 같은 앱테크는 유통업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롯데쇼핑 e커머스플랫폼 롯데온은 통합 리워드 서비스 ‘엘스탬프’을 운영하고 있다. 엘스탬프는 롯데온 앱에서 제공되는 스탬프 적립 서비스다.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 전국 1만5000여 개 롯데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몰 이용 횟수에 따라 스탬프를 지급하고, 적립 횟수에 따라 경품을 제공한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브랜드 모바일 앱 ‘에이지알’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2만을 돌파한 가운데 ‘K뷰티 앱테크’ 글로벌 전파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6월 ‘코끼리 게임’을, 7월에는 ‘에이지알 프렌즈’를 선보였다. 두 서비스 모두 에이지알 앱 전용 모바일 게임으로 목표 달성 시 리워드를 지급하는 앱테크 서비스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