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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 22년째 해외아동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김영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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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 22년째 해외아동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김영재 교수

김영재 교수가 지난 2022년 12월10일. 페루 아떼비탈르 센터를 방문해 후원아동 에스피노사에게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인 스케치북과 물감 등을 전달하며 함께 판다곰을 그리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재 교수가 지난 2022년 12월10일. 페루 아떼비탈르 센터를 방문해 후원아동 에스피노사에게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인 스케치북과 물감 등을 전달하며 함께 판다곰을 그리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NGO(비정부기구)와 함께 본인의 시간, 재능, 재원을 나누고 더불어 많은 이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나눔가치’를 실현하는 개인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5회에 걸쳐 나눔의 기쁨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 2003년, 우연히 몽골의 두 아이를 후원하면서 희망친구 기아대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은 키르기스스탄, 잠비아, 베트남 등 각기 다른 나라에서 15명의 아이들을 후원 중이다. 올해로 22년째 해외 아동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김영재(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씨의 이야기다.

해외 아동 결연으로 나눔의 발을 처음 내디딘 김영재 씨는 개인적으로 몽골 의료 봉사에 참여할 기회가 있을 때, 결연 아동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신으로만 보던 몽골 아동 알탕 게렐(Altang Gerel)과 바이르 척(Bair Chuct) 두 소년을 직접 만났고, 그때의 만남은 그가 나눔이라는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는 큰 전환점이었다고 한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수줍은 얼굴로 만난 결연 아동을 보고 아이들의 길에 작은 촛불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이듬해 몽골을 다시 방문하여 바이르 척 아동을 만났을 때, 웃으며 먼저 다가오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지금은 몽골 인프라 건설에 기여하는 건실한 청년이 되어 서로 간의 근황을 주고받는 바이르 척은 단순한 후원자와 후원 아동 간의 관계보다 특별한 인연으로 생각됐다.

기아대책과 함께한 여정 중, 결연 아동들을 직접 만났을 때가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8시간을 달려 도착한 마을 쿠미(Kumi)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춤과 환대로 맞이해주던 순간을 기억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오셀레(Osele)에게 축구공과 유니폼을 전했던 기쁨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 땅콩을 쥐여 주며 눈시울을 붉혔던 아이의 아쉬움 가득한 마음이 여전히 떠오른다. 그림을 좋아했던 에스피노사(Espinoza)와 함께 그림을 그렸던 페루에서의 시간, 네팔에선 산 우듬지 위를 눈에 담으며 소풍 갔던 추억들. 이 모든 것이 소중한 인연의 순간이었음을 느낀다.

김영재씨는 ‘나눔’을 ‘작은 희망의 씨앗을 나누는 일’이라 말했다. 곳간에 잔뜩 쌓여 있는 콩 일부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하나인 콩을 반으로 나누는 것도 나눔이기에, 본인이 누리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희망’의 손길로, 살아갈 ‘용기’를 위한 응원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꿈’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라고 표현했다.

아동들을 만났던 시간을 발판 삼아 이후에는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후원과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내년에도 후원 아동을 만나기 위한 말라위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특별히, 김영재 씨의 전공인 소아치과학을 살려 현재 말라위에서 치과대학을 건립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강의와 진료 봉사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재 씨는 “우리 모두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아동들을 만나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지금까지 제가 받아온 주변의 따뜻한 도움 덕분이라 생각한다. 주저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나누는 것부터 그 첫걸음을 떼시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다. 함께하면 세상은 밝아지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필란트로피클럽’은 ‘후원을 넘어 가치를 실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4년 발족된 국내 대표적인 고액 후원자 네트워크 그룹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재능, 재원 등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364명의 클럽 멤버(2024.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