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배우 생활이 삶에 자리를 잡았을 때, 또 한 번의 우연찮은 만남이 찾아왔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교회 음악 봉사에 참여하고 있던 중 2004년에 진행된 희망친구 기아대책 지역 행사에서 재능기부로 함께 무대에 서게 됐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기아대책과 다양한 나눔 활동을 이어오게 된 것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필요한 배역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기에 경기도 고양에서 덕이동주막이라는 식당을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식당 출입구부터 2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에 후원 아동 모습이 담긴 액자를 비치해 두어 모든 방문객이 접할 수 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 사업체를 10년 넘게 운영해오면서 이곳에 찾아오시는 분들 모두가 일상의 ‘감사’를 생각하며 ‘나눔’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철호 씨가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는 것에 이리도 고집스러울 수도 있는 것은, 어렸을 적 초등학교 운동회 전날 어머니가 불고기를 해주신 기억이 선명해서다. 고기 먹고 힘내서 잘 뛰라는 어머니의 응원이 진하게 서린 경험으로 지금도 함께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격려와 응원의 의미로 한 상 거하게 대접하는 것이 이제는 후원자의 모습으로 삶에 자리 잡은 습관이기도 하다.
그에게 나눔은 ‘도전이자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삶 자체가 자신의 것이 아닌 잠시 빌려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나눔’을 떠올리면 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작년부터는 아이들이 기본적인 음용수인 식수라도 깨끗하게 마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물 지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후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말라위에 1호 우물을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2호 우물 설치를 진행 중이다. 매년 우물 지원을 하나씩 늘려갈 수 있도록 여건이 허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눔을 조금이라도 실천해 본 사람은 안다. 행동으로 옮겼을 때, 행복과 무한한 감동이 밀려온다. 참여하면 할수록 기쁨이 샘솟는 감격이 있기에 약간의 중독성도 있는 것도 같다”며 “누군가가 주저하고 있다면 용기 내어 한번 참여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실천은 사람을 아름다움으로 보게 하는 묘약”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필란트로피클럽’은 ‘후원을 넘어 가치를 실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4년 발족된 국내 대표적인 고액 후원자 네트워크 그룹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재능, 재원 등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364명의 클럽 멤버(2024.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