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시절, 남편과 함께 세웠던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 매달 한 명씩 후원 아동을 늘려 7년 만에 목표를 이룬 최해주 씨(㈜부바 대표)의 이야기다. 그녀의 나눔에 대한 시작은 2003년 모 기업의 디자이너 신입사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직하던 회사에 기아대책이 방문해 해외 아동 후원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그때를 계기로 아동 결연을 시작하게 됐다. 첫 후원이자 나눔의 시작이었다.
점차 아동이 늘어갈 때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 단순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삶의 또 다른 이유로 해석됐다. 후원을 멈추면 결연 아동들의 삶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우여곡절 속에서도 후원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까지 일을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것도 같다. 순간의 결단들이 모여 후원금은 어느새 1억원이라는 큰 금액이 됐고 조금 더 삶과 나눔을 밀착시키고자 필란트로피클럽 멤버로도 활동하게 됐다.
필드트립 때 진행됐던 미니올림픽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올림픽 내내 말라위 한 소녀와 손을 잡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맞잡은 손에서 구정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함께 경기를 뛰던 소녀가 자신의 옷자락으로 손을 닦아주며 웃었는데, 한국에 돌아온 후 소녀의 웃는 모습은 지금도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작은 습관이 꾸준함에 이르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눔도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매일 이어가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말이죠”
최해주 씨는 내년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모자(母子) 필드트립을 꿈꾸고 있다. 이번에 체감했던 감동을 자녀도 함께 느끼고 울림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다. 그리고 필란트로피멤버 여덟 가정이 연대하여 말라위에 건축하고 있는 희망초등학교가 완공되면, 지금까지 부바에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고 나눔의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부바 고객들과도 함께 현지를 방문해 보려고 한다.
나눔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확고하다. 지금 나누는 것들이 이후 본인의 자녀에게 모두 돌아온다는 어르신들 말씀처럼 나눔이란 것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자녀에게 ‘나누는 마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한 유산이라 자부한다며, 오히려 전 세계에서 응원해 주는 100명의 아동들 덕분에 더 큰 기쁨과 선물이 빠른 속도로 지금의 일상에 오고 있는 것 같다며 소회를 전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필란트로피클럽’은 ‘후원을 넘어 가치를 실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4년 발족된 국내 대표적인 고액 후원자 네트워크 그룹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재능, 재원 등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364명의 클럽 멤버(2024.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