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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 곽동휴 대표, “나눔은 의무사항, 값진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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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 곽동휴 대표, “나눔은 의무사항, 값진 기쁨”

곽동휴 대표가 2023년 잠비아 결연 아동들을 만난 후 사내 직원들의 나눔을 독려하기 위해 직접 제안서를 만들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이미지 확대보기
곽동휴 대표가 2023년 잠비아 결연 아동들을 만난 후 사내 직원들의 나눔을 독려하기 위해 직접 제안서를 만들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나눔은 의무사항이라 생각한다. 개인 사업을 어렵게 시작했는데 나눔을 통해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이 자체가 기쁨이고 감사하다.”

작년 기아대책의 고액후원자 그룹인 필란트로피 멤버로 위촉된 곽동휴 씨(㈜거림 대표이사)가 나눔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의 권유로 2022년 기아대책을 처음 알게 됐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나눔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듣기만 한 이야기가 언제부턴가 본인의 경험이자 이야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한 국가의 아동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아대책 관계자를 만났다. ‘기아대책이 꿈꾸는 미래는 경제적, 사회적, 정서적, 영적 빈곤으로부터 회복된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것’이라는 기관의 비전에 매료됐고, 나눔 활동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열정에 사로잡혔다. 바로 필란트로피클럽 멤버로 참여하겠다고 결단했다.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첫 후원을 시작한 곳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잠비아다. 본인도 자녀를 둔 아빠이기에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잠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은돌라(Ndola)에 있는 은콰지 초등학교에 책걸상을 후원했다.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실로 인해 학생들은 2부제 운영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상황이었다. 교실 내 책걸상이 부족하고 그나마 있던 교육 자재들도 낙후되어 옥수수 포대나 매트 등을 펴서 벽돌을 두고 바닥에 엎드려 필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
그러다 작년 여름, 곽동휴 씨는 직접 잠비아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본인이 지원한 책걸상에 앉아 학업에 열중하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고 했다.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회사 직원들에게 나눴고, 잠비아 아동을 위해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후원하자는 제안을 했다. 직원들의 동의와 참여가 전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본인이 직접 12쪽에 달하는 제안서를 만들어 직원들 앞에서 사업 설명도 했다. 모든 직원이 일심동체로 한 달 동안 무려 1,500만 원을 모았다. 이것으로 우간다 서부에 위치한 장애인 직업훈련학교에 급식 후원을 지원하고, 마다가스카르 남부 안드로이주 지역 주민들이 원활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당 지역 교육청에 물 저장소도 설치했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시기는 올 10월에 진행된 결연 아동 축구 대회 호프컵(HOPE CUP) 참가국인 잠비아 팀의 공동 구단주를 맡은 시간이었다. 전세계 아이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호프컵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지인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장소 섭외부터 공연 기획까지 직접 기획해서 진행한 것이다. 2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이 행사를 통해 한국에 방문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해 주길 바랐다. 그리고 참여한 분들이 호프컵 아이들을 위한 후원에 기꺼이 함께하는 모습도 경험했다. 주변에 나눔을 소개하고 동참을 이끄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초대에 대한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 그 감격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곽동휴 씨는 올 2월, 초등학생인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인도네시아 봉사도 참여했다. 현지 결연 아동을 만나고 배식봉사도 참여하는 등 전체 일정을 온 가족과 함께 공유하며 보낸 것이 감사했고 감회가 새로웠다. 무엇보다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녀들이 실질적 경험을 통해 나눔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하고 변화를 느끼게 된 점이 가장 큰 경험이었다.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이 시간 자체가 서로에게 주는 선물인 것만 같았기에, 앞으로의 나눔 활동은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다짐이 생겼다.

“시작은 우연한 관심과 기회일지 몰라도, 지금까지의 여정을 통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삶이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세상에서 정말 값진 기쁨이라 표현하고 싶고, 자녀에게도 제가 경험한 나눔 가치를 계속해서 알려주고 싶다”며 “더불어 가는 삶, 점진적으로 가족의 단위를 넘어 공동체적인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필란트로피클럽’은 ‘후원을 넘어 가치를 실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4년 발족된 국내 대표적인 고액 후원자 네트워크 그룹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재능, 재원 등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370명의 클럽 멤버(2024.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