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가나안농군학교 세계본부 이사장을 지내신 아버지는 선교를 위해 10년 넘게 애쓰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김인수 씨는 치과 개업 후 ‘내가 번 돈을 조금이라도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기아대책을 알게 되었고 1999년 무더운 여름 8월, 그렇게 그의 나눔 인생은 시작됐다.
기아대책과 함께 하며 유독 기억나는 경험은 지난 2019년 여름, 결연 아동 80명이 있는 우간다에 아동들을 만나러 갔었을 때의 일이다. 아프리카 방문을 위해선 사전에 구비해야 하는 몇 가지 절차 및 준비 사항이 있었는데, 필수로 맞았던 황열병 접종부터가 난관이었다. 접종 후유증으로 심한 감기몸살을 앓았던 것이다. 힘겨운 과정 후 방문했던 나라여서 그런지 그곳에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결연 아동이 워낙 많았기에 어느 학교 교실에서 진행된 아동들과의 만남은 마치 팬미팅과 같았다.
“후원한다는 것은 행동에 대한 마음이 선제 되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각 사람들이 후원에 대한 의지, 마음 또한 다르다고 생각한다. 처음 한 명의 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을 때 특별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제가 경험했던 부모님의 사랑과 가족이라는 존재의 행복이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의미로 전달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나누고 싶다. 관심을 두고 재정을 나누고 싶은 곳에 나눔을 하게 되면 그것이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수 씨에게 나눔은 한마디로 ‘받는 것’이다. 자신이 주체가 되면 주는 것이라 인지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나눔으로 인한 기쁨은 분명하게 다시 오기 때문에 받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는 의미다. 현재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이자 지금껏 삶을 살아올 수 있게 도와준 세상에 대한 고마움, 지금까지 빚진 것을 갚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요즘 세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다. 봉사를 실천하고 알리면 그만큼 좋은 일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나눔은 숙제가 아닌 ‘축제’다. 이웃에게 나눴을 때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이 마치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라며, “상황이 힘들어 주저앉아 있다면 우선 지금의 자리에서 일어나 보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갈 힘을 한번 내어 보시라고 말이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익숙해진다면 어느새 세상의 응원과 함께 걷다가 뛰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고 전했다. 나눔의 축제 안에서 묵묵히 나아가고 있는 김인수 씨. 축제의 장에 함께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그에겐 또 다른 기대감일지도 모른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필란트로피클럽’은 ‘후원을 넘어 가치를 실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4년 발족된 국내 대표적인 고액 후원자 네트워크 그룹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재능, 재원 등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364명의 클럽 멤버(2024.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