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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회장 ‘무죄’, SPC 글로벌 확장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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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회장 ‘무죄’, SPC 글로벌 확장 속도 붙나

허영인 회장 ‘주식 저가양도 의혹’ 대법 무죄 확정
파리바게뜨는 ‘영국’‧삼립은 ‘미국’, 영토 확장 ‘힘’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SPC그룹이 발목 잡던 ‘사법 리스크’를 덜어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계열사 ‘밀다원’ 주식을 헐값에 매각해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아직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지만 무거운 짐 하나는 내려놓았다. 이로써 SPC그룹은 경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2일 대법원 2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과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앞서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계열사인 밀다원의 주식을 SPC삼립에 헐값으로 매각한 혐의로 2022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에서는 이를 증여세 회피 목적이 아닌 계열사 간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정당한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SPC그룹 측은 환영했다. 허 회장의 변호를 맡은 성창호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15일 “1‧2심 판결에 이어 대법원 판결로써 밀다원 주식양도는 적법한 것이었고 부정한 목적이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회사에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이 최종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해가 모두 바로잡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의 무죄 판결로 SPC그룹은 이제 국내외 사업 확장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확장에 있어 눈에 띄는 건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다. 미국·캐나다·프랑스·영국·중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태국·라오스·브루나이 등 14개국에 진출했으며, 글로벌 6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11월에는 영국에 유럽 첫 가맹점을 열었다. 2014년 프랑스 파리에 매장을 열며 유럽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파리바게뜨는 2022년 영국에 진출하며 확장에 나섰다. 이후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핵심 상권에 직영점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 파악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해왔다.

파리바게뜨의 영국 세 번째 매장인 카나리 워프점은 런던의 유명 쇼핑몰인 ‘주빌리 플레이스’ 1층에 50석 규모로 자리잡았다. 카나리 워프는 상업시설과 주거지역이 어우러진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은 지역이다.

SPC그룹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활성화 된 영국은 파리바게뜨의 유럽 시장 확장을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이번 가맹 1호점을 시작으로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립도 눈에 띈다. 지난 10월 ‘삼립 약과’를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시키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립은 최근 삼립 약과의 미국 수출을 위한 초도 물량 100톤의 선적을 완료했으며, 올해 안에 50톤을 추가로 선적할 예정이다. 이는 약 500만개에 달하는 수량으로 삼립의 역대 약과 수출 물량 중 가장 큰 규모다.

삼립 약과는 12월부터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전역에 위치한 코스트코 2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된다. 미국 코스트코 입점과 동시에 일부 매장에서는 시식행사를 진행해 현지인들에게 삼립 약과의 맛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삼립은 기존 미국 내 아시안 마트인 ‘H 마트’, ‘한남체인’ 등을 중심으로 삼립 약과를 판매하며 인지도를 높여 왔다. 또 지난 8월 일본 대형 잡화점인 ‘돈키호테’ 620개 전 지점에 삼립 약과를 입점시키며 시장을 확대했다. 현지에서 입소문을 타며 일본 수입식품 전문점 ‘이온 카페란테’, 일본 간토지역 주류 마켓 ‘서밋’에도 추가 입점했다.

한편 삼립은 올해 3분기 SPC삼립의 연결 기준 매출은 8452억원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1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SPC삼립의 예상 실적으로 매출 3조4789억원, 영업이익 984억원을 제시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