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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에 연이은 희망퇴직 ‘흉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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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에 연이은 희망퇴직 ‘흉흉’

경제 불황에 정국 불안까지, 유통업계 칼바람
코카콜라음료, LG생건 인수 17년 첫 희망퇴직
이마트‧롯데온은 올해 들어 두 차례 희망퇴직

코카콜라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유통하는 코카콜라음료가 지난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코카콜라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유통하는 코카콜라음료가 지난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유통가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국 불안 요소까지 더해져 유통업계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발간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평가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실물경제 측면에서 경제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유통업계가 칼을 빼 들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코카콜라음료도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1971년 이전 출생자 중 영업·물류부서 근무 직원이다. 코카콜라음료는 퇴직자 연령별로 최대 2년치 기본 연봉을 일시 지급하고, 최대 4학기의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 부문 자회사다. 코카콜라음료의 희망퇴직 단행은 지난 2007년 회사가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17일 “인력 정체 현상을 개선해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비단 코카콜라음료만의 일이 아니다. 이마트와 롯데온은 올해 들어 두 번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았다. 먼저 이마트는 지난 6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접수를 공지했다. 지난 3월 사상 첫 전사적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후 약 9개월 만이다.

신청 대상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0년 1월 1일 이전), 밴드4(대리)∼밴드5(사원) 인력 중 근속 10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5년 1월 1일 이전)인 직원이다.

대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기본급의 20∼40개월 치 특별퇴직금과 근속연수별 1500만∼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직급별 1000만∼3000만원의 전직 지원금을 지급한다.

퇴직 후 10년간 연 700만원 한도로 이마트 쇼핑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새 출발을 지원하고자 2차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온 역시 지난 6월에 이어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롯데온은 13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사내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2년 이상 직원으로 2022년 12월 13일 이전 입사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됐다.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 입장에 서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있다. 올해는 유난히 희망퇴직이 많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1월 2015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가 지난해 12월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이후 올해 3월 또 한 번 단행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경기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49.7%는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 경영’으로 정했다고 답했다.

이 응답 비율은 2019년 조사 이래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내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61.0%로, 201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