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연환경 속에서 숙성한 K-위스키
2020년 사계절 뚜렷한 남양주에 증류소 설립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을 만들다
경기 남양주 화도읍에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가 있다고 해서 찾았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가 바로 그곳이다. 재미교포 도정한 대표와 스코틀랜드에서 온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 한국인 직원들이 힘을 모아 2020년부터 위스키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정통 스카치 위스키 생산 방식을 고수해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속 한국 싱글몰트 위스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2020년 사계절 뚜렷한 남양주에 증류소 설립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을 만들다
지난 13일 증류소에 방문했다. 증류소를 남양주에 설립한 이유가 궁금했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맛’에 대해 고민하다가 한국의 자연환경 속에서 숙성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사계절을 느낀다는 것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는 것, 연교차가 큰 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큰 연교차는 오크통 안에 담은 술을 숙성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보는 것처럼 남양주 화도읍은 산에 둘러쌓인 분지 지역이다. 분지 지역 특징은 더워지면 열을 가둔다”며 “우리는 그 반대의 추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 밑에 위치하고 북사면, 계단식으로 증류소를 구성해 겨울에 해가 산 뒤로 넘어가 1, 2월 동안 증류소 부지가 음지로 바뀔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숙성고의 온도가 가장 더운 여름에는 30도 중반에서 가장 추운 겨울에는 영하 20도 중반으로 떨어진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 관계자는 “여름에는 술을 담은 오크통 나무가 팽창하면서 위스키 원액을 빨아들여 머금고, 겨울에는 수축하면서 내보낸다”며 “스코틀랜드 기온은 더울 때는 20도, 추울 때는 5도에서 1도 정도 되고, 대만이나 인도는 30도에서 0도 까지 내려간다. 이들 나라에서 4년을 숙성해야 나는 맛을 한국에서는 1년이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고의 스피릿을 선별하는 증류 과정이 진행된다. 기원 위스키에 따르면 증류 과정은 2개의 특별한 증류기에서 이뤄진다. 증류기는 회사에서 직접 디자인해 만들었다. 이 구리 증류기에서 2번의 증류를 거치게 되는데 발효 과정에서 완성된 8~9도의 워시는 70~76도의 스피릿이 된다. 가장 맛과 향이 뛰어난 10~15% 정도만을 선별해 사용한다.
그리고 오크통에 담겨 한국의 사계절 속에 숙성된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현재 뉴오크, 버번, 쉐리, 럼, 복분자주 등 다양한 캐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원’ 싱글몰트 위스키, 그리고 싱글몰트 진 ‘정원’ 등이 탄생한다.
현재 기원 위스키 증류소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증류기 뒤에 항아리가 눈에 띄어 무엇인지 물었더니 기원 위스키 증류소 관계자는 “아시아는 항아리로 하는 숙성이 많은데, 위스키를 만드는 스피릿을 오크통이 아닌 항아리에서 숙성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시도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군산 맥아, 국산 효모, 국산 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오크통을 활용해 100% 한국적인 위스키를 2021년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숙성을 해오고 있다. 또 직접 가평에서 농사를 지어 보리를 키우고 이를 플로어 몰팅을 해 위스키를 만드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한국의 술을 담았던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 관계자는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을 만들고 있다. 기원이라는 이름은 한국 위스키의 새로운 ‘기원’이자 저희가 세계적인 위스키로 성장하길 바라는 저희의 ‘기원’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