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출범, 한국 관세율↑ 전망
“중국 부진, 미국에서 만회했는데” 한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율이 평균 10%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 73명을 대상으로 10일에서 14일까지 실시한 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평균 23%,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6%가량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중국 부진, 미국에서 만회했는데” 한숨
국내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썩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뷰티업계가 특히 그렇다. 업계 두 공룡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수출 최대 국가인 중국에서 오랜 기간 부진을 겪었다. 이후 새롭게 시선을 돌린 곳이 미국이었다. K컬처에 힘입어 K뷰티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의 부진을 미국에서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미국 시장에 조금씩 힘을 더하는 모습이었는데, 앞으로 트럼프 당선인 정책이 어떤 변수가 될지”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액은 2012년 10억7000만 달러(약 1조5700억원)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기존 역대 최대 수출액은 2021년 92억 달러(약 13조5300억원)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꺾인 모습이다. 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 53.2%에서 2022년 45.4%, 2023년 32.8%로 낮아졌다. 지난해는 24.5%로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2023년 대비 무려 57.0%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은 지난해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뷰티업계는 올해도 미국 시장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요 브랜드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행사인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BFCM)’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선도 브랜드로서 미주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는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실적을 견인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전년 대비 라네즈 127%, 설화수 308%, 이니스프리 70%로 매출이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2년 미주 시장에 공식 진출한 이래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기업 명성을 공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미주 지역 실적이 10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인도, 중동 등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전략 브랜드와 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북미 전용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더페이스샵은 아마존에서 ‘미감수’ 클렌징 라인을 판매하며 주요 제품들이 카테고리별 상위 랭킹을 달성했다.
빌리프는 북미 히트상품인 아쿠아 밤을 잇는 신제품 ‘아쿠아 밤 쿨링 아이젤’과 ‘슈퍼 드랍스 글로우 세럼’을 새로 론칭했다. 아쿠아 밤 쿨링 아이젤은 세포라 아이 카테고리에서 8~9월 Top 1을 달성했다. CNP는 고보습 기능성 립케어 제품인 ‘립세린’을 앞세워 20주 연속 아마존 립버터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올해 중점 사업 올해 중점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리밸런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주 시장에서는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 제너레이션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보강하고 마케팅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