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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한숨 나오는 평가시즌, 왜 회사는 나를 몰라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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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한숨 나오는 평가시즌, 왜 회사는 나를 몰라주나요?

인정받는 노력
인정받는 노력/류랑도 /다산북스이미지 확대보기
인정받는 노력/류랑도 /다산북스
“왜 제 평가점수가 이렇게 낮지요?”

“평가기준대로 한 건데 왜 그러지요? 그리고 뚜렷한 성과도 안 보이고요.”

해마다 연말연초에 각 회사나 조직에서 흔히 오가는 대화다. 한 해 동안의 개인 및 조직의 실적을 마감하며 평가하는 시기가 빠르면 12월에서 길면 2월까지 이어진다. 공무원, 공기업은 다르겠지만 사기업의 경우 이제는 연공서열제나 호봉제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이 사라지고, 연봉협상제를 전면 도입하거나 적어도 평가와 연계한 급여 제도를 일정 부분이라도 채택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흔히 하는 말처럼 주는 사람 마음과 받는 사람 마음이 다르다고, 성과평가를 위한 면담이 서로 불편한 자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위 대화에 이어지는 흐름은 대개 이렇다.

“저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어요. 팀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나도 알아요. 하지만 그중에 성과로 측정 가능한 것은 일부이고, 그것마저도 회사 기준에서는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에요.”

갈수록 벌어지는 둘 사이의 간극. 어떻게 하면 이를 좁히고 감정 소모의 자리가 아니라 생산적인 대화의 장으로 만들 수 있을까? 성과관리전문가로 28년간 3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한 류랑도 한국성과코칭협회 대표는 신간 '인정받는 노력'에서 성과와 관련된 주요 논점과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먼저 회사라는 조직의 목적과 생리에 대해 정확한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MZ세대를 비롯한 주니어 직급을 향해 올바른 개념 정립을 시도한다. 일, 거래, 목표, 협업, 성장, 차별화, 완성도, 시스템 등 8가지 관점에서 50가지 주제를 놓고 지상 강의를 펼친다. 가장 먼저 언급하는 일과 관련해 류랑도 대표는 "회사란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며, 직원과 회사 간에도 마찬가지"라고 단언한다. 거래라는 것은 서로의 가치를 서로가 인정해 교환할 때 성립하는 것이기에, 회사와 직원 간 거래되는 대상은 일 자체가 아닌 성과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은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 또는 과업일 뿐이고, 일 자체가 목적 또는 성과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성과란 무엇일까? 흔히 매출이나 이익을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류 대표는 ‘수요자가 기대하는 결과물을 달성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이때 눈여겨봐야 할 점은 나 자신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설정한 결과물, 내가 만족하는 달성 수준이 아니라 수요자의 그것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일반 직장인에게 가장 1차적인 수요자는 본인이 속한 최소 조직의 장, 즉 팀장이다. 팀장이 기대하는 결과물을 달성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성과를 창출해낸 것이다.

앞서 대화로 돌아가면 왜 팀원과 팀장 간의 성과면담이 겉돌았는지 알게 된다. 팀장은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팀의 성과를 책임져야 하는 관리자로서, 팀원들과 함께 팀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별 팀원들이 개인과업을 수행해 팀 성과에 어떻게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팀원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와 같은 주관적인 평가, 내가 원하는 결과물, 일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것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평가, 수요자가 원하는 결과물, 일 자체보다는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제 조직 현장에서는 비단 MZ세대뿐만 아니라 그 윗세대나 일부 팀장 등 관리직책자들 중에서도 올바른 성과 인식과 성과 창출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직도 성과에 대한 갖은 오해와 막연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개인 그리고 조직에 일독을 권한다. 인정받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 리더로부터 인정받는 구성원,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조직으로 함께 성장해 나간다면 다음 성과면담 자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일 테니.

양준영 교보문고 eBook사업팀 과장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