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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위스키 알린다”…기원 위스키 증류소,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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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위스키 알린다”…기원 위스키 증류소, 세계가 주목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 20관왕 달성
사계절이 키운 맛…‘큰 연교차’ 위스키 긍정 효과
도정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2월에 열린 세계 위스키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기원 위스키 증류소이미지 확대보기
도정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2월에 열린 세계 위스키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기원 위스키 증류소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기원 위스키 증류소’가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한국 위스키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20년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기원 위스키는 2021년 첫 제품 출시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10개국에 수출하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위스키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위스키를 만드나요?”

도정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 대표가 위스키를 수출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도 대표는 23일 “한국 소비자들이 국내에 있는 위스키 브랜드를 한국 위스키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해외에서 원액을 수입해 블렌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원 위스키는 한국에서 직접 증류한 싱글몰트 위스키로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피력했다.

기원 위스키를 수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한국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높은 주세로 인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한국 위스키를 구매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국제주류품평회에 참가한 기원 위스키는 2025년 현재까지 약 20관왕을 차지하면서 그 제품력을 입증했다. 특히 2024년에는 세계 위스키 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돼 200여명의 위스키 전문가들 앞에서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기도 했다. 2025년에는 신흥 위스키 시장에서 ‘올해의 크래프트 증류소’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기원 위스키는 이 같은 관심에 보답하고자 일본,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위스키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행사에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고, 한 번도 마셔보지 않았겠지만, 맛있는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재치 있는 소개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원 위스키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으로 2024년 유럽 최대 온라인 위스키 구매 채널인 ‘WHISKY EXCHANGE’에서 이달의 위스키로 선정되며, 한국 위스키가 해외에서도 사랑받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옆 나라 일본에서도 한국 위스키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일본 금융기업 ‘노무라’는 최근 발행한 리포트 ‘100년이 넘은 일본 위스키의 지속 가능성’에서 한국 위스키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2020년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기원 위스키 증류소가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위스키를 만들지 않던 국가가 위스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며 “일본 위스키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각 증류소가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원 위스키 관계자는 “한국이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기회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위스키를 만들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는 것, 즉 연교차가 크다. 이는 오크통 안에 담은 술을 숙성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기원 위스키가 남양주에 증류소를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특성을 활용해 숙성고 온도가 가장 더운 여름에는 30도 중반까지 오르고, 가장 추운 겨울에는 영하 20도 중반으로 내려가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에는 술을 담은 오크통 나무가 팽창하면서 위스키 원액을 빨아들여 머금고, 겨울에는 수축하면서 내보낸다”며 “스코틀랜드 기온은 더울 때는 20도, 추울 때는 5도에서 1도 정도 되고, 대만이나 인도는 30도에서 0도까지 내려간다. 이들 나라에선 4년 숙성해야 나는 맛을 한국에서는 1년이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기원 위스키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한국 위스키가 수입 위스키와 동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