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고물가에 식당가 ‘북적’
버거‧샌드위치 등 4월도 가격 인상
버거‧샌드위치 등 4월도 가격 인상

30대 직장인 이진선(가명) 씨는 당연하듯 말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할인행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그는 “할인행사 소리가 들리면 브랜드도 따지지 않고 가서 산다. 편의점에서도 행사하는 상품만 구입한다”며 “예전에 보지 않던 가격표를 요즘 꼼꼼히 본다”고 웃었다.
현장에서도 체감한다. 한 편의점 점주는 “전에는 1+1, 2+1 행사를 해도 꼭 하나만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면 괜찮다고 하는 손님이 많았다. 굳이 챙기는 게 있다면 맥주 행사였다”며 “이제는 손님이 먼저 행사하는 상품만을 찾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에 소비자 구매 선택 순위도 바뀌는 모습이다. 조금이라도 더 싸거나 할인하는 상품을 사려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백화점에서도 볼 수 있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식당가가 고물가 시대에 외식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 전국 백화점 식당가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2.6%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3040 고객의 백화점 식당가 매출은 31.7%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식당가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고물가 시대’를 꼽았다. 현대백화점은 “과거 백화점 식당가는 비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고물가 상황 장기화로 외식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백화점 식품 테넌트에 대한 체감 물가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돼 ‘가성비’ 좋은 외식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콜키지프리, 금액대별 할인 등 프로모션이나 백화점 포인트 등을 잘 활용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식당가를 찾는 고객을 겨냥한 미식 프로모션인 ‘다이닝 위크’를 매월 진행하기로 했다. 저녁 시간 백화점 식당가의 유명 레스토랑을 40%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내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게 가격 선정이다.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면 고객은 경험도 하기 전에 외면한다”며 “많은 유통회사가 신제품을 내면서 할인행사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가오는 4월에도 가격표를 바꿀 준비를 하는 곳이 많다. 신세계푸드도 내달 1일부터 노브랜드 버거의 버거와 사이드 메뉴 판매가격을 평균 2.3% 상향 조정한다. 회사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 운영에 소요되는 각종 직간접 비용 상승이 지속적으로 누적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버거 단품 및 세트 19종은 200원, 사이드 단품 19종은 100원 각각 상향 조정된다. 이번 가격 조정에도 노브랜드 버거의 가성비 대표 상품인 그릴드 불고기와 갈릭앤갈릭은 단품 3000원대와 세트 5000원대에 이용이 가능하다. 음료 메뉴 12종은 가격을 동결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써브웨이도 같은 날 에그마요·이탈리안BMT 등 메뉴의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15cm 샌드위치 단품 기준 평균 250원(약 3.7%) 오른다. 배달가격도 차등 적용한다. 배달 메뉴의 가격은 15cm 샌드위치 기준 매장 판매가에 900원 추가된다.
써브웨이도 원재료 가격을 탓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물가 및 인건비, 야채를 포함한 원재료 등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혜택이 가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부담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