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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에 식품업계 ‘화들짝’…기업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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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에 식품업계 ‘화들짝’…기업 ‘희비’ 갈려

백악관, 한국 상호관세 25% 부과
미국 생산공장 보유 기업은 ‘안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관세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 관세를 5일부터 부과하고, 오는 9일부터는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관세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상호관세 25%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표기돼있다.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를 연기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 부진을 겪는 식품업계에서는 글로벌이 성장동력이 됐다”며 “미국도 주요 시장 중 하나지만 관세율이 적용되면 전략을 새로 짜야 할 판이다. 그나마 현지에 생산공장이 있으면 타격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풀무원도 미국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식품기업 중 하나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길로이·플러튼 공장, 뉴욕 타판 공장, 매사추세츠 아이어 공장 등이 가동되고 있다. 지난해 풀무원 미국 매출액은 4444억 원으로 해외법인 전체 매출의 70%, 국내외 전사 매출의 13.8%를 차지했다.
풀무원은 199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두부 공장을 짓고 미국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고 주류 미국인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 두부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현지 두부 시장을 확대해 왔다. 2015년부터는 저가형 건면과 냉동면이 주류였던 미국 아시안 누들 시장에 진출했다.

2021년과 2023년에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플러튼 공장 두부 생산라인과 길로이 공장 생면 생산라인을 각각 증설하고 현지 대응 체계를 완비했다. 현재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주요 유통 채널과 푸드서비스 채널에 두부와 아시안 누들 이외에도 냉동 간식, 식물성 대체육 등 다양한 간편식과 식물성 지향 혁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 생산공장은 가진 곳은 풀무원만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 20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농심도 미국 현지 공장 2곳에서 내수용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은 1994년 현지 법인 농심아메리카를 설립하고 2025년 LA에 라면 공장을 설립했다. 또한 대상은 2022년에 미국에 LA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현지 업체인 럭키푸즈를 인수했다.

반면 미국 현지에 공장이 없는 식품기업에 대해서는 우려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미국에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은 적든 많든 타격이 있을 거라는 게 업계 생각이다. 현지에서 ‘불닭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12%에서 지난해 20%로 상승하며 수익성이 확대됐다.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23년 68%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77%로 1년 만에 10%가량 늘었다.

한편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지난 4일 마곡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라면 박람회’에서 “미국 관세 인상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 법인과 같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