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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향기’ 시로, 성수에서 한국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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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향기’ 시로, 성수에서 한국 첫 발

시로(SHIRO)가 오는 26일 한국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사진=이정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시로(SHIRO)가 오는 26일 한국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사진=이정경 기자
완연히 따뜻해진 날씨, 봄바람을 타고 일본 자연주의 프래그런스 브랜드 ‘시로(SHIRO)’가 서울 성수동에 상륙했다. 오는 26일 정식 오픈을 앞둔 플래그십 스토어 ‘시로 성수(SHIRO Seongsu)’는 프레스데이를 통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벽돌과 목재를 재활용한 인테리어, 은은한 햇살과 어우러지는 잔향까지. 매장에 들어선 순간 ‘아, 시로답다’는 인상이 먼저 스쳤다.

시로는 2009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화장품 브랜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싶은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 아래, 자연 유래 성분을 주재료로 삼는다. 홋카이도의 가고메 다시마, 쿠리야마초의 술지게미, 그리고 한국 신안 천일염까지 각지의 재료를 탐색하고 개발하며, 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모두 직접 진행한다.

매장 2층 체험존에 오르니 시로의 대표 상품인 ‘오 드 퍼퓸(Eau de Parfum)’부터 시향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향수에 사용되는 향료보다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사봉(Savon)’과 ‘화이트 릴리(White Lily)’ 역시 자극적이지 않고, 비누와 꽃의 맑은 향이 피부에 잔잔히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여러 향이 한 공간에 모였지만 불쾌하거나 머리가 아픈 느낌은 없었다. 스킨케어 제품군에서도 ‘원료 그대로’의 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시로가 동양인 소비자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이유도, 바로 이런 ‘은은함’에 있다는 설명이다.

매장 한켠에는 시로만의 특별한 체험 공간인 ‘허브 블렌더 랩(HERB BLENDER LAB)’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신만의 향을 조합한 프래그런스 미스트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기자는 테라스로 나가 라벤더를 직접 채취해 돌아왔다. 라벤더는 부드러운 베이스를 만들어준다는 직원의 추천이 있었다. 원하는 향을 조합한 뒤 채취한 허브를 마지막으로 병에 넣자, 투명하던 미스트에 은은한 푸른빛이 감돌았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여운이 남았다.
다양한 신제품 출시도 시로의 경쟁력 중 하나다. 매달 10개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OEM 경험이 있다. 과거 시로는 입욕제, 화장수, 비누 등을 대형 브랜드 대신 제조해주는 OEM 업체로, 한때 15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업했다. 덕분에 유연하게 다품종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시로 한국법인 대표 후쿠나카 타카히로는 “시로는 마케팅보다 제품 그 자체에 집중하는 브랜드”라며 “명품 향수 브랜드도 한 달에 수십 종의 신제품을 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도 돋보인다. 시로의 오 드 퍼퓸(40ml)은 4만 원 중반대로,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인 이솝(Aesop)의 50ml 제품이 20만 원을 넘는 것과 대비된다. 성수동은 최근 ‘향수 거리’로도 불리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스토리와 가성비를 모두 잡은 브랜드로 시로를 주목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번 한국 진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로의 한국 론칭을 담당한 SE인터내셔널 한상옥 대표는 “최근 5년간 일본 내 한국 관광객 구매 비율이 20%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 시장 진출도 더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로는 이번 한국 진출을 기념해 ‘은방울꽃’ 향을 한국 한정으로 선보인다. ‘행복을 전하는 꽃’이라는 상징처럼, 이 향에는 시로가 한국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겼다. ‘은방울꽃 오 드 퍼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구매 가능하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