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풀릴 3월말까지 어떻게 기다려?
[글로벌이코노믹=부종일기자] 금융당국의 카드사태에 따른 오락가락 텔레마케터 대책으로 텔레마케터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홈쇼핑 등 인바운드 영업회사로 전직하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인바운드 영업은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영업하는 경우라 급여도 작고 업무시간도 많은 등 근로조건이 열악하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3단계에 걸쳐 텔레마케팅 영업(TM) 제한조치를 풀어줄 계획이다. 1단계는 이르면 다음주 후반부터 보험사가 기존 고객정보에 대해 CEO의 확약을 받아 TM영업을 허용하는 것이다. 2단계부터는 나머지 금융사에 대해 제휴를 통해 제공받은 정보에 대한 CEO의 확약 등 자체점검과 금감원의 점검결과를 확인해 2월말경부터 TM영업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다. 3단계는 기타 SMS, 이메일 등 비대면 모집행위로 얻은 정보에 대한 적법성을 금감원 확인을 거쳐 3월말 이전에 기존에 해왔던 TM영업을 모두 허가하는 것이다.
결국 TM영업 정상화는 3월말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생계가 막막한 텔레마케터들이 2월과 3월 두 달간 쉴 수가 없어 홈쇼핑 등 인바운드 영업회사로 자리를 옮기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금융사 간 TM인력 스카우트 경쟁을 우려해 금융사로부터 '건전한 보험 TM 모집질서 확립을 위한 준수사항'이라는 확약서를 받아 사실상 텔레마케터의 이직 금지 방침을 내려 텔레마케터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대리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바운드 영업직으로 면접을 보러 오는 텔레마케터들이 많이 늘었지만 등록을 못하게 해 대기만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인바운드 텔레마케터로 채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근로조건은 아웃바운드직보다 더 열악해 이번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의 최대의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크다.
가령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터는 성과를 100을 하면 200-300을 가져갈 수 있는데, 인바운드 텔레마케터는 내부로 걸려오는 전화만 받았다며 100을 하면 100을 주는 구조다. 또 휴가, 월차도 없어 퇴직하고 1달 쉬고 다시 구직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직고용일 때와는 달리 위탁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고용조건이 열악해 언제 해고될지 몰라 눈칫밥만 먹는 사례가 다반사다.
취재 중 만난 한 텔레마케터는 "생계가 막막한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근무환경보다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