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공인인증서 없이도 송금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한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을 다운받았다. 약 70만원 정도를 타 계좌로 이체를 하려 했으나 1일 이체할 수 있는 금액이 50만원으로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알고 하는 수 없이 공인인증서가 깔린 PC를 열어 이체를 해야만 했다.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공인인증서나 보안 프로그램 등이 없어도 송금가능한 '간편이체'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대부분 이체한도가 50만원 정도에 그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권 움직임도 분주하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플랫폼 '리브(Liiv)'에서 간편이체를 시도하면 1일 최대 50만원까지 가능하다. 이 마저도 지난 7월말 앱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면서 30만원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금융플랫폼 '써니뱅크'도 간편이체의 1일 최대 한도는 50만원이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케이뱅크는 '퀵송금 서비스' 이용시 1일 최대 이체한도는 5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계좌로 입금하면 1일 200만원, 카카오톡 연락처로 송금하면 최대 100만원으로 정해두고 있다.
간편이체의 최대 한도가 낮은 것은 SNS계정으로 거래할 경우 발생할 리스크 때문이다. 계좌에서 계좌로 송금을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SNS계정으로 송금하면 은행은 금액을 바로 해당 고객에게 보내는 게 아니라 은행 계좌에 임시로 보관했다가 수취자가 요청을 하면 보낸다. 일종의 선불 충전인 것이다. 만약 SNS계정이 잘못됐거나 수취인이 송금받기를 취소한다면 은행 측은 다시 반환을 해야한다. 그만큼 금융 거래 과정에서 사고 위험성이 높기에 정부에서 제한을 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체한도 규제를 조금 풀어주면서 은행들이 서둘러 이체한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미 홈페이지상에 오는 27일부터 '위비모바일페이 서비스'의 이용한도를 1일 최대 200만원까지 올린다고 공지해둔 상태다.
케이뱅크 관계자도 "고객들의 불편함을 알고 현재 50만원인 1일 이체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고객들에게 공지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