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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vs 카드 결제전쟁' 시장주도권 쟁탈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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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vs 카드 결제전쟁' 시장주도권 쟁탈전 심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표> 개인카드 이용액 대비 간편결제 이용액 비중
2023년 36.4%
2026년 56.9%
2032년 107.1%
자료: 김한규 의원실, 한국은행

애플페이,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페이 업체들뿐만 아니라 기존 결제시장의 강자였던 카드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애플페이가 국내시장 잠식에 나서자 삼성페이가 네이버페이와 합종연횡하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도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QR 결제 공통 규격을 마련하기 위한 ‘EMV QR’ 협의체를 가동하며 공동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카드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카드업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개인카드 이용액은 917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며 같은 기간 간편결제 이용액은 334조원으로 개인카드 이용액의 36.4%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규 의원실은 한국은행의 최근 6년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 국회 입법조사처 중기재정전망의 민간소비 증가율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10년간의 추이를 가정했다.

그 결과 카드 이용액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해 2026년 56.9%를 차지하고 향후 2032년에는 카드 이용액을 초과하는 107.1%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금융이 확산되면서 이용액이 증가한 간편결제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020년 4492억원에서 2022년 7326억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과 같은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은 47.9%로 카드사 은행 등 금융사 비중은 26.8%를 기록했다. 전자금융업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카드사 간편결제 비중은 갈수록 감소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애플페이·삼성페이가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애플페이가 생각 외로 선전하자 삼성페이는 네이버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와의 협력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또한 제휴 카드사를 늘리고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분주히 대응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국내 8개 카드사들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QR 결제 공통 규격을 마련하기 위한 ‘EMV QR’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페이·애플페이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참여한 카드사들은 지난 5월 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KIS정보통신 등 3개 VAN사,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카드사들은 모바일 QR 결제 공통 규격으로 ‘EMV QR’을 채택하고 6월 중으로 규격 결정 및 결제 전산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하반기에는 VAN사, 대형 가맹점과 공통 규격 적용을 위한 협의를 거쳐 이행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국내 QR 결제 공통 규격이 마련되면 간편결제 서비스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참여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카드사들은 본업인 카드수수료 부문에서 부진하자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비결제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대출 규모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8곳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잔액은 각각 6조3500억원, 32조9900억원으로 전월 대비 현금서비스는 1.4%, 카드론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발표를 앞두고 있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개선안에도 카드업계에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중으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 논의 결과를 발표한다. 업계는 카드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로 업황이 어려워진 만큼 이를 반영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매번 인하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에는 카드업계 업황을 반영해 재산정 주기를 늘리고 우대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등의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