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카드사들이 대응방안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기기 이용 결제 금액이 1조4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는 동안 실물카드를 활용한 결제는 1조4480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 가운데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 또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35.1%이던 점유율은 2020년 39.1%, 2021년 43.3%, 2022년 46.3%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46.9%를 기록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 또한 2021년 64.1%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67.2%로 늘어났다.
그동안 결제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카드사들은 시장의 변화로 인해 빅테크 페이사들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결제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간편결제의 확산으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빅테크사는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온라인 위주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으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 간편결제시장은 결제 편의성을 앞세워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결제는 특성상 이용자 이탈률이 낮고 향후 주요 소비 주축으로 자라날 젊은층(MZ세대)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정 빅테크가 간편결제 내에서의 지배력을 높일 경우 카드사들이 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수수료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카드가 결제 프로세스의 최전방에 위치해 협상력이 높았지만 빅테크 페이사의 오프라인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져 결제 헤게모니가 빅테크로 넘어가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간편결제 확대에 따른 결제 산업 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이에 대비한 카드사들의 중장기적인 준비 및 대응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드사들도 결제시장 내에서의 주도권을 뺐기지 않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은 공동 간편결제서비스인 ‘오픈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현재 신한·KB국민·하나카드 등 4개의 카드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BC카드와 NH농협카드가 추가로 연내 합류할 예정이다. 오픈페이 서비스는 출시 초기에는 빅테크 대항마가 될거라는 기대감을 모았지만 카드사의 저조한 참여와 낮은 인지도로 인해 아직 활성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카드사들은 오픈페이보다는 자체 플랫폼 강화에 더 주력하며 이용자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주요 8개 카드사들은 VAN사, 간편결제사들과 함께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각 사 별로 달랐던 모바일결제서비스를 통일해 어느 가맹점에서든 QR로 동일하게 결제되도록 QR결제 공통규격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참여사들이 모인 태스크포스(TF)팀은 공통 규격을 확정하고 전산 개발을 진행중에 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