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애플페이 사용이 늘어날수록 현대카드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애플페이는 건당 수익률이 1.77%로 일반카드(1.87%)보다 0.11%포인트 낮다. 또한 애플페이 결제 시 현대카드가 추가로 애플(0.15%)과 비자(0.20%)에 지불하는 수수료로 인해 일반카드 대비 0.46%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건당 결제 금액이 낮고, 편의점 등 소액 결제 비중이 높다는 점도 현대카드 수익 구조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페이가 출시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중소가맹점(연매출 5억~10억 원)에서 일반카드 사용 비중은 4.8%인 반면, 애플페이 사용 비중은 17.3%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형가맹점(연매출 30억원 초과)에서는 일반카드 사용 비중이 80.7%로 애플페이의 64.7%보다 높았다. 특히, 편의점에서의 애플페이 사용 비중은 일반카드보다 3배 높았지만 대형가맹점에서는 약 15%포인트 적게 쓰이고 있다.
윤 의원은 3~8월 사이 애플페이의 총 결제액은 4935억 원으로 그동안 수수료 등으로 인해 현대카드가 입은 손실은 22억7000만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페이의 국내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이 10%로 높아진다면 현대카드는 애플과 비자에 총 3417억 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의 제휴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카드가 혜자카드 축소, 현금서비스 등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애플페이 비용을 만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는 이미 올해 상반기 12개 카드를 단종했다. 이 중 8개는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에게 "0.15% 씩이나 높은 페이를 내면서 애플하고 계약을 했는데 애플페이가 신용카드 시장 10% 점유 시 애플과 비자에 수수료만 3417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추정치가 있다"며 "이는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는 현대카드의 기존 고객들에게 손실을 전가시키는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덕환 대표는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는 "애플페이는 전자금융 보조업자로 되어있는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삼성 같은 경우는 보조업자지만 수수료가 없다. 애플페이는 수수료가 0.15%다. 중국은 0.03%로 해외보다 5배나 비싼 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소비자 보호적 관점에서 규제 수준을 차등화해야 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애플페이가 들어올 때 대한민국만 못 쓰게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 수수료를 가맹점이나 소비자한테까지 전가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 하에 애플페이가 도입됐다"며 "수수료는 현대카드와 애플 사 이 둘 간의 이슈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