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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층 비상] 연 16% 고금리인데 카드빚 낸다… 리볼빙 잔액 역대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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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층 비상] 연 16% 고금리인데 카드빚 낸다… 리볼빙 잔액 역대최대

9월 리볼빙 잔액 7조5024억… 전월대비 1242억 증가
취약차주 상환 부담 가중…연체율 상승 등 부실 심화

연 16%대의 고금리에도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연 16%대의 고금리에도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꼽히는 리볼빙 서비스의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일 오르는 물가와 고금리 영향으로 서민들의 대출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카드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차주들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조달 비용의 상승으로 카드사 대출 금리가 한동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고금리로 카드 대출을 이용하는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들을 둘러싼 연체율 상승 및 부실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지난 9월 리볼빙 잔액은 7조5024억원으로 전월 잔액인 7조3782억원보다 1242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리볼빙 수수료율은 9월 16.37%에서 10월 16.55%로 0.18%p 올라 취약차주 고통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별로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의 평균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9월 기준으로 롯데카드가 17.76%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KB국민카드(17.50%), 신한카드(16.82%), 현대카드(16.60%), 하나카드(16.01%), 삼성카드(15.66%), 우리카드(15.35%), 비씨카드(15.24%) 순이었다.

리볼빙이란 사용한 전체 카드대금 중 일정 비율을 설정해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이 다음달로 자동 이월돼 잔여결제금액과 리볼빙 수수료를 합산해 납부하는 결제방식을 말한다.

당장 일시 상환 부담을 줄여 연체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월한 금액에 다달이 추가되는 카드값과 더불어 높은 고금리의 이자까지 붙어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또한 리볼빙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경우 신용평점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 16%대의 고금리인데도 리볼빙 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저축은행이 역마진 발생을 우려해 대출을 축소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수요가 카드사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거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대출을 늘린 것 또한 리볼빙 잔액이 늘어난 원인으로 보인다.

문제는 카드사 대출 금리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신금융전문채(AA+,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4.8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일 4.681%를 기록한 후 일주일여 만에 0.15%p 넘게 오른 수치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면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은행채 발행 제한까지 풀리면서 여전채 금리도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환에 한계를 맞는 차주들이 증가해 연체율이 상승,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1.58%로 전년 말 대비 0.38%p 상승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또한 106.4%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급등하고 있는 카드사의 연체율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에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는 한편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