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데이터 활용은 소비자 실익이 큰데 의료계와 일부 시민단체 등이 개인정보와 영리활동에 대한 우려로 반대가 극심하다.
10월 31일 건보공단 측은 공공의료데이터 개방과 관련해 “보험사를 포함해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 설득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포함한 매우 중요한 데이터다 보니 어느 한쪽의 의견만 들어 일방통행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공단은 중재자로서 당사자 간에 수용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만들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데이터는 현재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각각 약 3조4000억 건, 3조 건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질적인 측면에서는 건보공단 데이터가 훨씬 우수하다. 심평원 데이터의 경우 연단위, 질병별 등 연속성이 없는 분절된 통계 데이터인 반면, 건보공단 데이터는 연속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시계열 통계 데이터와 건강검진 결과, 보험료 자료 등이 있어 활용성이 훨씬 좋다.
다만 의료데이터 개방을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이 개인정보 노출과 영리활동에 대한 우려로 격렬히 반대해 공단 측도 섣불리 데이터 제공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 발표를 통해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으로)가능성 낮은 질환에 대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가능성 높은 질환은 가입을 거절하는 식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미 유병자 보험이 활성화돼 있고, 되레 유병자 시장이 보험사에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측면이 커서, 의료계가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의료계가 비급여 데이터 등 진료내역 노출에 대한 거부감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분은 공익보호지만, 결국엔 진료내역 노출에 따른 가격 유출에 대한 거부감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