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딩머신의 비전은 돈의 이동을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자금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있는 새로운 금융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상규 렌딩머신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인터파크 창업 경험을 토대로 금융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 1997년 국내 최초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를 공동 창업한 1세대 벤처기업가로 전자상거래의 초석을 다지고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을 개척했다. 그는 인터파크를 통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한 것처럼 온라인투자연계금융기업 렌딩머신을 통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렌딩머신은 지난해 온라인 대출 플랫폼 ‘머니무브’를 출시해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머니무브는 대출을 필요로하는 개인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개인 신용대출 플랫폼으로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 대상에서 금융 플랫폼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신규 대출실행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약 59억1900만 원을 기록했다. 대출한도조회 건수도 월 600여건에서 올해 8월 5만50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대표는 금융이 마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비유했다. 고속도로가 있어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금융도 돈이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지만 그 비용이 너무 비싸다면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의 수익이 낮아지고 돈을 쓰는 사람은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렌딩머신은 기존의 여신금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의 대안금융을 지향하고 있다. 기존의 여신금융은 은행, 저축은행, 캐피털 등 금융기관이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구조이지만 렌딩머신은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돈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머니무브 플랫폼을 통해 연결한다.
이상규 대표는 “머니무브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가 직접 만나기 때문에 중간 금융기관이 가져가는 몫이 없어 대출자는 저금리로 투자자는 높은 수익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렌딩머신은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개인 신용도에 기반한 맞춤형 대출 서비스를,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AI 신용평가시스템(CSS)은 191개의 개인신용평가기관(CB)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자의 부실 가능성을 예측한다. 또한 121개의 CB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필터링룰셋을 운영해 대출 심사의 효율성과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10월 기준 머니무브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0.75%로 은행권의 평균 연체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대표는 “AI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대출자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평가해 부실률을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머니무브에 투자할 때는 최대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 곳에만 투자하면 부실이 발생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신용도가 높은 사람도 예기치 못할 상황으로 인해 부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100개 이상의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렌딩머신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정식 등록되어 있다. 금융위원회의 엄격한 규제 아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회원가입 시 신분증 확인, 계좌 인증 등 은행에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것과 동일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
기존 금융기관과 달리 온투업은 법적으로 투자자의 자금과 대출자의 상환 대금을 예치기관에서 독립적으로 관리된다. 예치기관에 예치된 자금은 플랫폼 운영 회사에서 임의로 인출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어 배임·횡령 사고로부터 안전하다. 또한 온투업에는 파산 절연 조항이 있어 파산하더라도 투자자의 예치금과 연계 대출 채권은 회사 재산과 분리되어 안전하게 유지된다.
머니무브는 신용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신용대출 시장 규모는 300조원에 달한다. 이 시장에서 100조 원 규모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에 이어 담보대출로 상품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는 특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큰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렌딩머신이 기존의 금융보다 더 효율적인 금융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렌딩머신의 슬로건이 바로 ‘은행보다 머니무브’다. 머니무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로 자산을 차곡차곡 모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