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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규제 완화②] 알맹이 쏙 뺀 ‘기관투자’ 허용… 중소업체 ‘체감효과’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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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규제 완화②] 알맹이 쏙 뺀 ‘기관투자’ 허용… 중소업체 ‘체감효과’ 제로

개인대출 상위 업체만 위한 정책 ‘비판’…‘기업금융’ 허용해야
금융기관 ‘유인책’ 부족…자동투자·자기자본투자 추가 완화 요구

온투업 기관투자 유치 길이 열렸지만 업계에선 되레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온투업 기관투자 유치 길이 열렸지만 업계에선 되레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 내에선 '아직 배가 고프다'며 더욱 전향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는 최근 ‘기관투자’ 완화와 사회기반시설(SOC)에 대한 개인투자 한도를 늘리는 등 규제를 풀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온투업 성장이 뒷받침되기 위해선 기관투자가 실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기관투자의 공급망금융 확대’, ‘자동 예약투자’, ‘자기자본투자 확대’ 등 투자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온투업 규제가 워낙 촘촘하다 보니 투자도 복잡하고, 자동 예약투자 기능도 없어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소업체들은 사업 확대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온투업계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로 ‘기관투자의 공급망금융 확대’와 ‘자동 예약투자’, ‘자기자본투자 확대’ 등 크게 세 가지를 요구한다. 업계는 온투업 숙원인 기관투자가 허용되긴 했지만,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규제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다수의 온투업 대표들도 기관투자 완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별로 기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규제 완화에 되레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는 배경은 핵심 알맹이만 쏙 빼놨기 때문이다. 금융위 규제 완화는 ‘개인대출’ 완화에만 집중해 있다. 개인대출을 취급하는 상위 3개 업체 외에는 규제 완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온투업은 개인신용대출을 통한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대안 금융으로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공급망금융 역할도 크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물품이나 용역을 제공하고 자금을 적시에 회수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상거래 구조의 유동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매출채권 규모는 약 51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 중 유동화 비율은 단 1.27%(66조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유동화 비율은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업계는 기관투자 유치를 통해 매출채권 유동화 등을 희망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을 우려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기관투자를 허용하더라도 투자 환경이 워낙 까다로워 관심이 저조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기관의 온투업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조건을 설정하고 이에 맞는 상품 발생 시 자동으로 투자가 가능한 예약투자가 필요하다. 온투업은 현재 기본적으로 기초 상품에 대한 구조화가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이 온투업 투자에 나서려면 사이즈가 작은 개별 상품에 대해 일일이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투자를 하더라도 전담 직원을 두는 등 부수적 비용 때문에 실질적으로 온투업을 외면하는 요인이란 지적이다.

온투업 자체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자기자본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시된다. 현재 온투업 개별 상품 대상 자기자본투자는 20% 이내로 제한돼 있다. 업계는 리스크를 최대한 배제한 건전한 상품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투자 비중 확대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자기자본투자의 경우 상품의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므로 투자자에게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투업 한 대표는 “대출처럼 규제를 적용해 버리면 LTV 규제라든지 다 따져봐야 하니깐 누가 투자를 하겠나”라면서 “상품별로 한도를 다 제한해 놓는 등 하도 까다롭게 만들어놨으니 기관투자 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