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커머셜 대표이사(부회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 마케팅의 ‘대가’
정태영 현대카드·커머셜 부회장은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태영 부회장을 수식하는 언어에는 ‘전례 없는’, ‘파격’, ‘혁신’ 등이 뒤따른다. 특히 ‘브랜드 메이킹’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상품과 광고, 브랜드, 서비스 등 전 영역에 걸쳐 슈퍼콘서트와 같은 문화 마케팅을 적극적 활용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는 좀처럼 관람하기 어려운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인 가수들을 초빙해 국내 고객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국내 유일의 ‘애플페이 서비스 사업자’다. 현대카드는 작년 3월21일 우리나라 카드사 중 처음으로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현대카드 고객들은 아이폰, 애플워치 등에 설치된 ‘지갑 앱’에 카드를 추가하면 온·오프라인 가맹점, 인앱 결제 시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애플페이의 도입 이후,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작년 말 누적 기준 2조7258억 원으로 업계 1위를 탈환했다.
□위기를 기회로…세계에서 인정한 ‘정태영 리더십’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올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로부터 기업신용등급은 Baa1, 등급전망은 Stable(안정적)을 획득했다. 지난해 10월 현대커머셜 설립 후 최초로 피치(Fitch)로부터 BBB(긍정적)를 받은 지 4개월 만에 신용등급이 또 한 단계 상향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과 유동성 위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불거지는데도 이례적 호평이다.
글로벌 신평사들은 현대커머셜의 탄탄한 자산 건전성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연체율은 0.70%(연말 기준, 30일 이상)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또한 금융당국 권고 요건인 100%를 크게 웃도는 130%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정태영 부회장의 통찰력에 숨겨져 있다. 정 부회장은 재작년 4분기 금리 급등세가 지속하고 자금시장 불안정성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위기(Contingency)’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유동성을 추가 확보해 생존 기간을 늘리고, 시장 연체율이 평소보다 크게 높아질 것을 가정해 리스크 정책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일찍부터 리스크 관리 체계인 ‘컨틴전시 프레임워크(Contingency Framework)’와 ‘싱크 프레임(Sync Frame)’을 도입한 바 있다. 거시경제 및 현대커머셜 내부 지표, 기준에 따라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위기를 선언한다. 이후 영업·리스크·재경 조직이 사전 합의한 작전지도인 싱크프레임을 활용해 리스크 강화 여부를 바로 결정하고 실행한다.
현대커머셜의 ‘밸런스드 그로스(Balanced Growth)’ 전략도 위기에서 강한 힘을 발휘한다. 안정적인 ‘유동성 댐’ 역할의 ‘산업금융’ 기반 위에 수익성 중심의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균형을 이루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불황기에는 이겨내고 호황기에는 탄력받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산업금융뿐만 아니라 기업 및 투자금융 영역까지 사업 영역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약력
◇정태영 현대카드·커머셜 대표이사(사장)
1960년 서울 출생, 서울대 불문학 졸업, MIT 경영학 석사, 현대종합상사 이사, 현대정공 이사·상무, 현대모비스 전무, 기아자동차 전무, 현대카드 부사장,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사장,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부회장.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