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손보사들은 매년 1조원 전후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연재해 보험금으로 지급하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여름이 예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어서 태풍·홍수·호우 등에 따른 풍수해와 농작물 재해, 자동차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자연재해에 취약한 농가 피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 규모는 역대 최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손보사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20만8000농가에 농업재해보험금 1조1749억 원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최근 연도별 지급액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자연재해의 영향에 작년 손보사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76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순손익이 1억663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5월 괌을 지나간 태풍 마와르와 8월 하와이에서 발생한 마우이 산불 등 대형 재해가 순손실 규모를 키웠다. 이 두 재해로만 약 1억600만 달러 손해가 발생했다.
앞으로도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이상기후에 따른 손보사의 리스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800억 달러에 달했다.
작년에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힌 자연재해는 터키·시리아 일대를 강타한 강진으로 6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액의 90%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스위스리의 조사 결과 지난 1994년부터 작년까지 3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물가상승을 감안한 보험 손실금액은 연평균 5.9%씩 늘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 2.7%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스위스리는 장기적으로 연간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금액이 5~7%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들은 풍수해와 농작물재해 보험 등 재난재해 대비 보험상품을 통해 기후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라면서 “기후 위기가 현실화하고 심화하면서 리스크에 대한 인식도 업계에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